‘명예 회복’ SK 켈리, 한국시리즈서 통산 PS 첫 승

입력 2018-11-07 22: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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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3차전 경기가 열렸다. 6회초 2사 만루에서 두산 김재호를 아웃시킨 SK 선발 켈리가 포효하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오랜 시간이 걸렸다. SK 와이번스 에이스 메릴 켈리(30)가 마침내 포스트시즌(PS) 첫 승을 따냈다.

팀에게도, 자신에게도 절실한 승리였다. 켈리는 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KS) 3차전서 7이닝 0자책점 5삼진으로 팀의 7-2 승리에 앞장섰다. 자신의 첫 KS 무대에서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2차책점 이내)로 모든 것을 쏟아냈다. 페넌트레이스 선발 등판한 28경기서도 6번 밖에 하지 못했던 의미있는 기록이다. 개인적으로는 2015년 SK 유니폼을 입은 뒤 PS 첫 승리를 KS에서 장식하게 됐다. 켈리의 호투를 앞세워 SK는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다시 한 발 앞서나갔다.

‘가을 악몽’을 완벽히 떨쳐냈다. 그간 켈리는 가을 무대에서 유독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 플레이오프(PO) 2경기를 포함해 PS 통산 4경기에서 12이닝 평균자책점 9.75로 부진했다. 특히 두 차례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팀의 외국인 에이스로 통하는 켈리에겐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그러나 경기 전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나란히 가을에 고전하는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와 견줘 “걱정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켈리를 똑같이 투입시킬 것이다. 이들이 훌륭한 투수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굳은 믿음을 보냈다.

힐만 감독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정규시즌 기록한 경기당 9.15개의 삼진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커터(35구)~직구(34구)~체인지업(19구)~커브(14구)를 적절히 섞어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직구와 커브를 결정구로 사용해 삼진 5개를 챙겼는데, 모두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구위와 구속 모두 빼어났다. 2회 양의지에게 152㎞ 직구로 첫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낸 켈리는 7회 오재원을 상대로 151㎞ 직구를 던져 마지막 삼진을 장식했다. 20구를 넘긴 이닝은 6(21구)·7(20구)회 뿐일 만큼 이닝 당 투구 수 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졌다. 덕분에 7회까지도 자신의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위기관리 능력도 뛰어났다. 6회 1사 상황에서 박건우(2루수 실책)~최주환(안타)~양의지(볼넷)를 차례로 내보내 만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오재일에게서 투수 앞 땅볼을 유도해 3루주자를 홈에서 잡아냈다. 뒤이어 김재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켈리는 에이스로서의 품격을 높였다.

여러모로 큰일을 해냈다. 이날 승리로 팀은 시리즈 전적에서 재차 유리한 고지를 점했고, 4차전 선발 등판 예정인 토종 에이스 김광현의 어깨는 한결 가벼워졌다. 켈리가 SK의 기다림에 대한 보답으로 남긴 최고의 선물이었다.

인천|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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