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황경태가 지난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앞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KS를 생각하면서 야구월드컵 일정을 소화했다. 항상 긴장하면서 준비했다. 어느 정도 기대는 하고 있었는데, 엔트리에 넣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항상 TV로만 KS를 봤는데, 현장에 나오니까 느낌 자체가 다르다. KS 깃발 등 모든 게 신기하다. 부모님께서도 ‘축하한다. 긴장하지 말고 하던대로 하라’고 하셨다.” 목소리에 기쁨이 묻어났다.
황경태는 대구상원고를 졸업하고 2016시즌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16번)에서 두산에 지명됐다. 지명 순번에서 알 수 있듯 공격과 수비, 주루를 모두 겸비한 내야수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대구옥산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야구를 시작한 뒤 몇 차례 배트를 손에서 놓기도 했지만, 피나는 노력을 통해 프로 무대에 입성한 케이스다. 그 결과 두산의 KS 우승에도 힘을 보탤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3차전까진 아직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지만, 수비와 주루에 재능이 있는 터라 스페셜리스트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무엇보다 덕아웃에서 KS와 같은 큰 경기를 지켜보는 자체가 돈 주고도 못 살 값진 자산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키가 168㎝였다. 체구가 굉장히 작아서 버텨내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키가 자랐는데(현재 181㎝), 2학년 때 다시 야구를 시작하다 보니 경험이 부족한 탓에 기회가 많지 않았다. 훈련을 많이 한 덕분에 3학년 때 좋은 기회를 잡았다. 처음에는 투수와 야수를 병행하다가 팔이 좋지 않아서 타자에 전념하게 됐다.”
● 황경태가 바라본 ‘화수분 두산’
두산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가 바로 ‘화수분’이다. 자체 육성을 통해 스타플레이어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이 워낙 잘 갖춰져 있어서다. 양의지와 박건우, 최주환, 허경민 등의 주축 선수들도 지금의 황경태와 같은 시기를 거쳤다. 자연스럽게 그에 따른 질문을 던졌다. 황경태는 “이번 KS를 통해 ‘두산의 백업들은 확실히 다르고, 어린 선수들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우리 팀은 연습 때도 형들이 엄청나게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나 같은 젊은 선수들도 똑같이 따라하게 된다. 한번 기회가 주어지면 그 자리를 확실히 잡으려고 한다. 화수분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 두산 내야의 매력?
두산 내야진은 ‘철벽수비’의 이미지를 굳힌 지 오래다. 특히 센터라인(2루수~유격수)의 움직임에 따라 코너 내야수들이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포메이션은 그만큼 이해도가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황경태에게 두산 내야진의 매력을 묻자 “허경민~김재호~오재원~오재일 선배가 서 있는 그 존재 자체가 매력이 아닐까”라고 했다. “연습 때만 봐도 정말 멋지다. 나도 형들처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열심히 훈련해서 나중에는 꼭 따라잡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