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비공식 루트에 기대는 트레이드, A부터 Z까지 공개하자

입력 2018-11-21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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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스포츠동아DB

트레이드는 성공만 한다면 단기간에 비약적 성적 향상이 가능한 무기다. SK 와이번스의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좌완 김택형, 내야수 강승호 등 트레이드로 데려온 선수들의 기여도가 컸다. 지난해 챔피언 KIA 타이거즈 역시 시즌 초 SK와 트레이드에서 포수 김민식, 외야수 이명기 등을 데려와 약점을 채웠고 대권 정복에 성공했다.

트레이드의 시작점은 감독으로 대변되는 현장의 요청, 단장 이하 프런트의 판단 등으로 나뉜다. 최근 선수 출신 단장들이 늘어나며 이들의 안목이 트레이드에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 ‘안목’이다. 현행 트레이드 대부분은 이들의 안목이라는, 계량할 수 없는 요소로 결정된다. 트레이드를 희망하는 선수에 대해 구단은 스카우팅 리포트 등 축적된 자료와 코치, 선수들이 직접 파악한 정보를 종합한다. 함께 생활한 경험이 있는 선수가 있다면 인성 등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귀띔을 해줄 수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비공식적인 루트다. NC가 지난 14일 강민국(26)의 음주운전 적발 이력을 고지하지 않은 채 KT 위즈에 트레이드한 사례를 봐도 그렇다. 한 구단에서 작정하고 이를 숨기면 상대 구단에서 이를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음주운전 등 일탈행위는 물론 선수의 몸 상태도 트레이드의 변수다. 출장 의지가 강한 일부 선수들은 감독이나 코치에게도 통증을 숨긴다. 본인조차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사례도 잦다. 이 경우 구단 측은 눈에 보이는 구속 저하 등으로만 ‘어디가 안 좋은가보다’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트레이드 과정에서 메디컬 테스트 등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거래 후 한참이 지나 선수의 정확한 부상 상황을 파악한다면 영입한 팀에게는 큰 손해다.

운동선수에게는 몸이 재산이다. 선수가 곧 자산인 구단에게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최소한의 메디컬테스트를 의무 조항으로 만든다면 구단이나 선수도 몰랐던 부상이 발견될 수도 있다. 최근 들어 선수들의 일탈행위가 잦아지고 있기 때문에 범죄 이력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10개 구단 모두가 트레이드의 이해관계 당사자다. 한 선수의 범죄, 혹은 부상 이력을 공개하지 않았을 때 잠시의 이득을 얻을 수는 있지만 그 피해를 고스란히 돌려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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