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선택과 기로, 1970년대생 베테랑의 겨울

입력 2018-11-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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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들의 2019시즌은?’ 1970년대에 태어난 프로야구 베테랑 선수들이 현역 연장과 은퇴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새로운 팀을 찾아 나선 임창용(왼쪽)과 박정진, 베테랑들의 2019시즌은 어떻게 그려질까. 사진|스포츠코리아·스포츠동아DB

베테랑들의 쓸쓸한 겨울 소식을 접하다 보면 프로야구의 한 세대와 시대가 지나가고 있음을 명확하게 느낄 수 있다. 2018년 초겨울에는 과거 1990년대 중후반과 2000년대를 풍미했던 스타들이 황혼기의 선택 기로에 놓이게 됐다. 연차는 서로 엇비슷하지만 마주한 현실은 사뭇 다르다.


● 전력 외 방출, 임창용·박정진의 새 팀 찾기

올 시즌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에서 활약한 임창용(42)과 박정진(42)은 시즌 종료 후 불어 닥친 구단의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임창용은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된 끝에 방출 통보를 받았고, 박정진은 구단의 은퇴 권유를 정중히 거절하고 현역 연장 의지를 보여 자유계약 신분이 됐다.

둘은 1976년생 동갑내기로 올해 현역 최고령 투수로 활약한 이들이다. 40대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좋은 구위를 자랑한다. 박정진은 부상으로 올해 한경기도 뛰지 못했지만 불과 1년 전까지 한화의 필승조로 활약한 선수다. 임창용은 두말이 필요 없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투수진에서 대체불가의 위용을 뽐냈다.

그러나 현재로는 현역 연장 의지가 꺾일 위기에 놓였다. 대부분의 구단들이 리빌딩을 선언한 상황이라 선뜻 영입에 나서는 구단들이 없다. 2019시즌 팀 전력이 확정되는 스프링캠프 이전까지 긴 호흡으로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다.

FA 권리를 포기한 박한이.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영원히 삼성맨, 박한이의 FA 신청 포기

삼성 라이온즈 박한이(39)는 생애 세 번째 프리에이전트(FA) 기회를 고심 끝에 포기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권리를 취득하는 상황이었지만, 시장에 나가는 대신 구단과의 연봉 협상을 택했다.

박한이는 70년대생 스타 중에서도 유독 저평가 받는 자원이다. 데뷔 때부터 오로지 삼성에서만 뛰며 왕조 건립에 큰 공을 세웠으나 FA 협상에서는 늘 욕심 없는 모습을 보였다. 비슷한 수준의 선수들보다도 훨씬 더 낮은 금액에 도장을 찍어 ‘착한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결국 마지막 선택까지 착했다. 욕심을 낼 법한 상황에서도 삼성이라는 팀을 택해 은퇴까지 헌신할 의사를 보였다.

LG 박용택. 스포츠동아DB


● 세 번째 FA, 박용택의 도전

박용택(39)은 LG 트윈스와의 계약이 올해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박한이와 마찬가지로 세 번째 FA 기회를 잡았고, LG와 본격적으로 협상에 돌입했다. 내년이면 만 40세가 되지만 이제까지의 꾸준한 활약으로 볼 때 FA 도전에는 큰 무리가 없다. 9년 연속 3할 타율, 7년 연속 150안타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2000년 FA 제도가 도입된 이래 세 번의 권리 행사를 한 선수는 정성훈, 이진영, 조인성 단 세 명뿐이었다. 박용택은 이들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FA 역사에 도전한다. 총액뿐만 아니라 계약기간까지 관심을 모으는 그의 도전은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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