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동화’ 인천, 무엇이 그들을 도깨비로 만들었나

입력 2018-11-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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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경기에서 인천 유나이티드가 승리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는 올 연말도 뜨겁다.

인천은 정규리그 37라운드까지 마친 가운데 승점 39를 쌓아 10위에 랭크됐다. 다음시즌 잔류의 마지노선이다. 시즌 최종전에서 만날 ‘꼴찌’ 전남 드래곤즈를 이기면 자력으로 생존할 수 있다.

특히 지난 24일 FC서울 원정은 대단했다. 벤치의 지략, 선수들의 열정이 짜릿한 1-0 승리로 이어졌다. 3연승. 인천이 지금까지 9승 밖에 올리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최근 흐름은 대단한 상승세가 아닐 수 없다.

분위기는 일찌감치 갈렸다. 오히려 긴장한 쪽은 홈 팀이었다. 전반전 킥오프를 앞둔 서울 최용수 감독은 “인천은 상대를 짜증스럽게 만든다. 도깨비와 같은 팀”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는데, 그라운드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유가 뚜렷하다. 경험과 심리적인 영향이 크다. 인천은 매 시즌 최하위권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인다. 그런데 결국은 생존에 성공한다. 당사자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이지만 반대로 시즌 막바지에 인천과 만날 상대에게도 대단한 공포감을 준다.

인천을 경험한 모 구단 선수는 “시즌 말미 인천은 (1위) 전북 현대 이상으로 무섭다. 먼저 우리가 위축 됐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인천 관계자는 “사정이 비슷한 팀들끼리 하위 스플릿에 묶이면서 경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면도 없진 않다. 전북이나 울산 현대보다 해볼 만 하다는 기류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순히 외적 이유만 찾을 수 없다. 선수단은 정말 치열하게 준비한다. 서울 원정을 위해 인천의 욘 안데르센 감독은 라인을 촘촘히 좁히고 중앙을 차단하는 전략을 세웠다. 측면과 볼 점유율은 포기했으나 위험 장면을 최소화하는 철저한 실리축구로 승점 획득 가능성을 높였다.

여기에 강렬한 열망도 선전의 요인이다. “죽느냐, 사느냐의 게임에서 과거 전적과 명성은 중요하지 않다. 상대보다 더 간절하고 많이 뛰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이 인천 선수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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