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신호탄은 NC 다이노스가 쐈다. NC는 알짜배기 타자 모창민을 3년 최대 20억원에 눌러 앉혔다. 이제 NC의 시선은 ‘최대어’ 양의지(전 두산 베어스) 쪽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스포츠동아DB
올해 FA를 신청한 15명 중 ‘1호 계약’이다. 팀 내에서 성실성을 인정받고 있는 모창민은 FA 협상에서도 크게 욕심을 부리지 않고 원만히 계약서에 사인했다. 내부 FA와 계약을 완료한 NC의 다음 시선은 이미 참전을 선언한 현역 최고 포수 양의지(31·전 두산 베어스) 영입으로 향한다.
NC는 최근 이례적으로 초대형 FA 선수의 영입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종문 단장은 미디어를 상대로 “포수 포지션의 보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러 해석이 엇갈린다. 한 에이전트는 “NC는 구단주 차원에서 양의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한다. 최근 연이어 구단 이미지가 실추됐는데 해결 방법은 팬들의 성원 그리고 성적이다”며 “양의지 만큼 투자대비 효과가 높은 자원은 쉽게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시선도 있다. NC는 2019시즌 말 김태군(29)이 상무에서 전역한다. 공격력에서 국가대표 주전이자 팀에서 중심타자 역할도 맡는 양의지와 비교할 수 없지만 김태군은 준수한 수비력을 가진 포수다. 그만큼 시장상황에 따라 NC가 급히 발을 뺄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수도권 팀에서 FA가 된 정상급 선수를 지방 팀이 영입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더 많은 금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NC의 정신적 리더인 이호준 코치도 2013시즌을 앞두고 아이들의 전학 문제로 NC의 영입제안을 한 차례 거절한 적도 있다. 양의지 영입을 위해서는 두산이 준비한 파격적인 액수보다 더 매력적인 조건이 필요하다.
NC는 그동안 FA 시장에서 기민한 전략을 보여줬다. 2013년 1군 데뷔와 함께 이호준 영입에 성공해 중심타선을 보강하고 클럽하우스 리더십도 해결했다. 이듬해에는 두산의 우선협상기간이 종료되자마자 이종욱, 손시헌을 영입해 센터라인을 보강했다. 2017년 박석민과 96억원에 계약한 것도 빠른 의사결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두산과 양의지의 구체적인 협상에 균열이 감지되는 순간 NC의 본격절인 판단과 베팅이 시작될 전망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