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작품 하나] 김선호 “아버지의 헌신 큰 울림…울음을 참을 수 없었죠”

입력 2018-12-0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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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킬 미 나우’. 사진제공|연극열전

<57> 김선호 - 연극 ‘킬 미 나우’

감동의 순간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다시 떠올리면 생생하게 살아나곤 한다. 연기자 김선호에게 연극 ‘킬 미 나우’가 그렇다. 2년이 지났지만 마치 어제 일처럼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킬 미 나우’는 뇌성마비로 지체장애를 겪는 17살의 아들을 위해 촉망받던 작가의 삶을 포기하고 헌신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다. 평온할 줄 알았던 이들은 아버지의 건강이 갑작스럽게 악화되면서 안락사라는 또 다른 형태의 삶과 마주하게 된다.

김선호는 혼신을 다해 열연하는 연기자들을 보며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연극에서 그려지는 아버지와 아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자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또 “보는 내내 평범한 삶과 죽음이란 그들에게, 또 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일까 질문을 던지면서 관람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는 “공연을 보면서 눈물을 참느라 의자가 흔들릴 정도였다”며 “결국에는 눈물이 터져서 너무 많이 운 탓에 공연이 끝나자마자 고개를 숙이고 화장실에서 세수를 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연기자 김선호. 사진제공|솔트엔터테인먼트


처음에는 “장애를 가진 아이와 아버지, 가족의 이야기”라고 생각해 큰 감동을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전개로 “삶의 가치, 인간의 존엄성의 메시지를 얻는” 기회가 됐다. 특히 극중 대사인 ‘태어나는 모든 아이는 완벽한 존재다. 그 존재 자체만으로 모든 것을 완벽하게 만든다’는 말이 지금도 가슴 깊이 남아 있다. 김선호는 “삶에 지치고 힘든 분들, 자신의 가치가 의심되는 순간을 겪고 계신 분들이 보면 좋겠다”고 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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