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몰린 경남제약…바이오제약 업계 불안감 증폭

입력 2018-12-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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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회계위반 적발…상장폐지 심의
삼바 분식 의혹 검찰수사도 본격화


바이오제약 업계가 거듭되는 악재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 분식회계 의혹에 이어 경남제약은 코스닥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14일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 결과에서 경남제약의 주권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코스닥 상장규정에 따라 15영업일 이내인 다음 달 8일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 여부, 개선 기간 부여 여부 등을 최종심의해 의결할 예정이다. 비타민 레모나로 알려진 경남제약은 지난 3월 증권선물위원회의 감리 결과, 가공 거래를 통해 매출액과 매출채권을 과대계상하는 등 회계처리 위반 사항이 적발돼 과징금 4000만원, 감사인 지정 3년, 검찰 고발 등 제재를 받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5000여명에 달하는 경남제약 소액주주들의 피해도 예상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소기업 경남제약 상장폐지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비교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올라와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도 본격화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지난 13일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회계부서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회계 관련 장부 등을 압수수색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지난달 20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삼성물산을 비롯해, 삼정·안진·삼일·한영 등 관련된 회계법인도 압수수색 대상이다. 검찰은 금융감독원 감리 결과와 증선위 고발 내용,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관련 자료 등을 토대로 분식회계에 고의성이 있었는지, 정확한 분식 규모가 얼마인지 확인한 다음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의 연관성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회계처리 기준 위반에 대해 감리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사태에 대해 “회계논란 등으로 바이오제약 기업들에 대한 신뢰가 추락해 신약 개발이나 기술수출 등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 국제경쟁력 저하 등 한국 바이오산업 전반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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