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과 제자’ 김학범-황의조, 함께 별이 되다

입력 2018-12-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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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팀 황의조(왼쪽)와 올림픽대표팀 김학범 감독이 18일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열린 ‘2018 KFA 어워즈’에서 각각 올해의 선수상, 올해의 지도상을 받은 뒤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의조와 김 감독은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호흡을 맞춰 한국의 2연속 금메달 획득에 앞장섰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축구국가대표팀 황의조(왼쪽)와 올림픽대표팀 김학범 감독이 18일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열린 ‘2018 KFA 어워즈’에서 각각 올해의 선수상, 올해의 지도상을 받은 뒤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의조와 김 감독은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호흡을 맞춰 한국의 2연속 금메달 획득에 앞장섰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최고의 별로 함께 우뚝 선 스승과 제자는 서로를 바라보며 진한 감격을 나눴다.

돈독한 사제지간이자 영원한 동반자 관계인 김학범(58) 올림픽대표팀(23세 이하) 감독과 황의조(26·감바 오사카)가 2018년 한국축구의 가장 빛나는 별이 됐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의 영광을 함께 일군 둘은 18일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2018 대한축구협회(KFA) 어워즈’에서 남자 부문 올해의 지도자상과 올해의 선수상을 나란히 품었다.

김 감독과 황의조는 올 한 해 한국축구의 영욕을 함께한 스승과 제자 사이다. 둘의 첫 만남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말 김 감독이 성남FC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평범한 공격수에 그쳤던 황의조는 이듬해 김 감독 밑에서 15골을 터뜨리며 K리그 대표 골잡이로 거듭났다. 비록 2016년 김 감독이 팀을 떠나면서 관계가 끊어졌지만, 둘은 서로의 좋은 기억만을 간직한 채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그토록 기다리던 재회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이 황의조를 깜짝 발탁하면서 둘은 다시 만나게 됐다. 당시 선수 선발을 놓고 ‘인맥 논란’이 거세게 일었지만 김 감독은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며 정면 돌파했다. 황의조는 대회 7경기 동안 9골을 터뜨리는 활약을 통해 우승을 이끌면서 스승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했다.

AG 우승 이후 약 3개월 뒤 열린 이날 시상식에서 스승과 제자는 다시 한 번 진한 포옹을 나눴다. 그때의 감격이 남아있는 듯, 둘은 상기된 미소로 벅찬 소감을 남겼다. 김 감독은 “사실 (황)의조 스스로 힘든 시간이 많았을 터다. 그런데 남들이 모두 안 된다고 했을 때 우리의 오기가 더 생겼다”면서 “의조가 이를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는 자체만으로도 고맙다. 웬만한 선수였다면 흔들렸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 AG 이후 자신감을 더욱 찾고 계속해 활약하는 모습이 대견스럽다”면서 제자를 치켜세웠다.

황의조 역시 스승과 함께 뜻 깊은 트로피를 안았다는 점에 뿌듯해했다. “상을 받고 나서 AG 생각이 났다. 아직 꿈만 같다”며 당시를 회상한 황의조는 “AG는 선수로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특히 당시 감격을 함께 나눈 김학범 감독님과 이 자리에 오르게 돼 더욱 기쁘다”면서 활짝 웃었다. 이어 “내년 1월 큰 대회(아시안컵)가 하나 남아있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겠다”는 각오도 잊지 않았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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