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결산-SBS②] SBS 드라마에게 2018년이란…달콤, 살벌한 연인

입력 2018-12-19 11: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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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SBS 드라마는 참으로 ‘다사다난’했다. tvN과 JTBC 등 케이블 및 종편 드라마의 승승장구 속에서 고군분투한 SBS 드라마.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았지만 뒤늦게 콩가루 현장이 드러난 초유의 ‘리턴’ 사태도 있었고 시청률 개미지옥에 빠진 ‘훈남정음’도 있었다. 그렇다고 호평 받은 웰메이드 작품이 영 없었던 건 또 아니다. 마치 바이오리듬처럼 요동친 SBS 드라마의 2018년을 돌아봤다.


● 파도 친 月火, 어른 멜로로 열고 청춘 멜로로 닫고

1월 종영한 ‘의문의 일승’의 후속작이지만 몇 주에 걸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중계방송 이후 2월말 첫 방송된 ‘키스 먼저 할까요’. 이 작품은 SBS 월화 드라마의 겨울을 깨우고 봄으로 인도했다. ‘리얼한 어른 멜로’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이끌어냈고 시청률에서도 비교적 훌륭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올해 방송된 주중 미니시리즈 중에서는 10.5%(이하 기준 닐슨코리아)로 첫 방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키스 먼저 할까요’가 ‘캐리’했던 시청률은 단막극 ‘EXIT’로 출구를 찾지 못한 채 고꾸라졌다. 가상현실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다뤘지만 시청률 4%대로 하락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는 ‘기름진 멜로’로까지 이어졌다. ‘파스타’ 서숙향 작가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끝내 기대를 뛰어넘지 못한 ‘기름진 멜로’. 지상파 3사 가운데 꼴찌로 추락했다가 KBS2 ‘너도 인간이니?’ 덕에 간신히 꼴찌를 면했다.

‘기름진 멜로’의 후속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의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했다. 큰 기대 없이 출발했다가 방송 이후 호평에 힘입어 시청률 상승세를 보인 작품. 첫 방 5.7%로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마지막 회에서 11%로 자체 최고 시청률로 끝을 맺었다.

‘여우각시별’은 방송 전 여러 톱스타들의 출연 고사로 우려를 자아냈던 작품이지만 시청률에서 선방했다. 10% 능선은 넘지 못했으나 그럼에도 꾸준히 시청률 1위는 유지했다. ‘여우각시별’의 바통은 ‘TV 시네마’라고 강조한 단막극 ‘사의 찬미’가 방송됐다. ‘시청률 보증수표’ 이종석의 노개런티 출연으로 일찍이 화제가 된 작품으로 첫 방 다음날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사의 찬미’ 관련 단어들로 물들였다. 부족한 서사, 어색한 성악 신으로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SBS 단막극 성공의 사례를 보여준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SBS 월화 드라마의 연말을 함께하고 있는 유승호 조보아 주연의 ‘복수가 돌아왔다’는 MBC ‘나쁜형사’와 KBS2 ‘땐뽀걸즈’ 사이에서 동시기 2위로 출발했다. 소폭이지만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반전 드라마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 日日, 고군분투했지만 ‘쉽지 않네’

일일 드라마는 지난해 연말 방송된 ‘해피시스터즈’에서 ‘나도 엄마야’ 그리고 지난달 첫 방송된 ‘강남 스캔들’로 이어졌다. ‘해피시스터즈’는 ‘역대급’ 막장 전개에도 아쉬운 화제성을 보였다. 이른바 ‘된장 싸대기’가 등장했지만 기대만큼 크게 화제 되진 못했다. ‘나도 엄마야’는 시청률 면에서 고전하다 후반부 10%를 넘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신고은과 임윤호의 첫 주연작 ‘강남 스캔들’은 유사 시간대 KBS2 ‘차달래 부인의 사랑’와 비등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으나 화제성에서 상당히 밀리고 있다.

● 週末, 웃을 처지 아냐…일일극 못지않은 암흑기

토요일 연속 방송된 SBS 주말 드라마도 전반적으로 암흑기였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2월까지 방송된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한 자리 수에 머무는 시청률 부진과 혹평으로 결국 실패작으로 남았다. 암흑기는 첫 방 시청률 11.7%가 최고 시청률로 남은 ‘착한 마녀전’으로, 송윤아와 김소연 등 명품 배우들의 열연도 통하지 않은 ‘시크릿 마더’로 이어졌다.

SBS 주말극의 암흑기를 깬 작품은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시크릿 마더’ 후속작으로 방송된 이 작품은 4.4%로 시작해 12.7%로 끝맺었다. 동시간대 1위로 엔딩을 맞았으며 후반부 상승세에 그럭저럭 선방한 작품으로 남았다.

김윤진이 19년 만에 선택한 한국 드라마이자 첫 SBS 드라마로 화제를 모은 ‘미스 마: 복수의 여신’.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을 드라마화한 작품으로 주목받은 이 작품은 첫 방송에서 9.1%를 기록하며 기대를 입증했다. 하지만 이 시청률은 자체 최고 시청률로 남았다. 시청률 하락세를 겪은 ‘미스 마: 복수의 여신’은 9최에서 자체 최저로 2.1%를 기록, 지상파 드라마 역대 최저 시청률 TOP10에 들었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바통을 이어받은 ‘운명과 분노’는 4.8%로 출발했다. 하지만 기적처럼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두 자리 수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 폭등폭락 水木, ‘어쨌든’ 힘들 때 웃는 자가 일류다

‘이판사판’의 후속작으로 지난 1월 방송된 ‘리턴’은 SBS에게 잊지 못할 단맛과 쓴맛을 함께 안겼다.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은 ‘리턴’은 전국 17.4%(수도권 19.6%)로 올해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에서 방송된 미니 시리즈 중 전체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나친 수위와 성폭행 불륜 마약 등 자극적인 소재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주연 배우인 고현정이 제작진과의 마찰로 방송 도중 하차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 파국으로 치닫던 ‘리턴’은 박진희가 긴급 투입되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리턴’ 후속작으로는 장근석의 1인2역 ‘스위치-세상을 바꿔라’가 방송됐다. 첫주에는 동시간대 1위로 시작했으나 뒷심으로 이어가지는 못했다. KBS2 ‘추리의 여왕2’와 그 후속작 ‘슈츠’에 밀리면서 2위로 내려앉았다. 다음 작품인 ‘훈남정음’은 더 ‘안습’이었다. 첫 방 5.3%가 자체 최고 시청률로 남은 ‘훈남정음’은 2.1%로 SBS 역대 미니시리즈 사상 최저 시청률을 경신했다. 그나마도 주말 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2%)이 없었다면 SBS 드라마 역사를 통틀어서 최악의 기록을 남길 뻔 했다.

다행히 ‘친애하는 판사님께’와 ‘흉부외과-심장을 훔친 의사들’로 이어지는 수목 라인업을 통해 반등의 기회를 쌓은 SBS는 현재 방송 중인 ‘황후의 품격’으로 다시 시청률 황금기로 ‘리턴’ 했다. 시청률 멱살을 잡고 ‘하드 캐리’한 중심에는 배우들의 열연과 더불어 전설의 ‘순옥킴’ 김순옥 작가가 있다. 1회부터 테러 정사 살해 등 각종 자극적인 소재가 쏟아지고 있지만 시청률에는 역시 이만한 게 없다. 7.2%에서 시작한 ‘황후의 품격’은 자체 최고 시청률 14%를 찍으며 달려 나가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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