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랩’ 열풍③] 몸이 들썩이고 따라부르고…그렇게 4번을 봤다

입력 2019-01-1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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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한 장면.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한 장면.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20대 대학생이 본 ‘보랩’

“20대, 팬덤 그리고 입소문!”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CJ CGV가 분석한 지난해 영화시장의 굵은 흐름이다. CGV는 지난해 12월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10월 자사 회원 108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며 지난해 한국 영화산업이 “20대와 팬덤, 입소문”의 힘에 기댔다고 설명했다. 그룹 퀸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그 뚜렷한 증거가 된다. 입소문의 확산과 그에 힘입은 20∼30대 중심의 폭넓은 관객층, 그들의 감성에 다가간 마케팅 전략 등이 어우러져 ‘보랩 열풍’을 이끌어내며 10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영화를 무려 네 번이나 봤다는 20대 대학생의 시선은 이를 방증한다. 한국 음악영화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 속에서 향후 가능성도 내다본다.

그룹 퀸 그리고 그들의 존재감을 미처 알지 못했다. 그룹명은 ‘여왕’이지만 남성밴드라는 걸 영화를 보고 알았을 정도였으니. 하지만 노래는 광고나 방송프로그램의 배경음악으로 익숙했다. 퀸에 대해선 부모님이 더 잘 알고 계셨다. 처음 영화를 보러 간 건 부모님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라는 생각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기대 이상이었다. ‘퀸을 모를 순 있어도 노래를 모를 순 없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영화 내내 어디서 들어본 듯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극중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 탄생 뒷이야기를 그린 장면에서는 절로 들썩이는 몸을 억누르느라 애를 써야 했다. 영화의 절정인 ‘라이브 에이드’ 장면에선 그야말로 완전히 압도당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 손에 땀이 났다.

영화를 본 뒤 계속 퀸의 음악만 들었다. 유튜브로 퀸의 영상도 찾아보았다. 콘서트를 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그러다 ‘싱얼롱 상영관’을 가게 되었다. 영화관에서 노래를 부른 다는 건 아직 어색한 일이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객석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섬바디 투 러브(Somebody to Love)’가 흘러나오자 모든 관객이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콘서트에서나 들을 수 있는 ‘떼창’은 온몸에 소름을 돋게 했다. ‘라이브 에이드’ 장면에서는 모든 관객이 기립하는 장관이 펼쳐졌다.

싱얼롱 버전을 본 뒤 노래를 들으면 오히려 심심하게 느껴질 정도로 빠져들었다. 그 이후로도 두 번이나 더 싱얼롱 상영관을 찾았다. 퀸의 음악이야말로 관객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는 점은 이를 즐길 수 있도록 깔아놓은 ‘판’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실감하고 있다.

유은지 인턴기자(가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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