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상어가족’. 사진제공|스마트스터디
유튜브 21억뷰 돌파·패러디 봇물
美 3대 토크쇼 ‘엘렌쇼’에도 소개
SNS선 ‘베이비샤크챌린지’ 유행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6위… 미국 빌보드 ‘핫100’ 32위… 유튜브 조회수 21억뷰….’
놀라울 정도로 화려한 기록이다. 그 주인공은 누구일까.
세계적인 팬덤을 자랑하는 그룹 방탄소년단도 아니고 해외 유명 팝스타도 아니다. 그저 어린이들을 위해 만든 동요 ‘상어가족’이 최근 세운 기록이다.
우는 아이들의 울음도 그치게 만든다는 ‘상어가족’이 국내를 넘어 아시아와 유럽에 이어 미국까지 접수하며 전 세계를 흔들고 있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로 ‘아이들의 BTS’로 불리는 ‘상어가족’은 최근 미국 빌보드가 발표한 싱글 차트 ‘핫100’에까지 진입했다.
21일자 기준 빌보드 ‘핫100’ 차트에 따르면 동요 ‘상어가족’의 영문버전 ‘베이비샤크’(Baby Shark)가 32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동요가 빌보드 100위 안에 진입한 최초의 사례다. 케이팝 가수들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싸이,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한국 가수들이 차트에 진입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성과다.
‘상어가족’은 2015년 국내 교육업체인 스마트스터디가 북미권 구전동요를 각색해 우리말로 가사를 붙여 만든 노래다. 유아 등 어린이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멜로디와 ‘뚜루루뚜루’로 반복되는 중독적인 후렴구가 인상적이다. 한 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멜로디로, 각종 선거 유세 현장에서도 인기가 높았다.
이와 함께 1분45초 길이의 뮤직비디오는 귀여운 아기 상어를 비롯해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등 상어가족을 피해 물고기들이 달아나는 모습을 애니메이션으로 담아내기도 했다. 이 역시 2016년 유튜브에 처음 올라온 후 15일 현재 조회수가 21억건을 넘어섰다. 각종 패러디와 세계 각국 언어로 번역된 영상도 넘쳐난다.
단순히 동요 한 곡이 이처럼 전 세계적인 신드롬급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입소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출발은 2017년 전직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아만다 써니가 인도네시아의 한 방송프로그램애 출연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면서였다. 미국의 카일리 제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상어가족의 가사를 적어 올렸고, 현지 3대 토크쇼로 꼽히는 CBS ‘제임스 코든 쇼’와 NBC ‘엘렌 드제너러스 쇼’ 등에서도 “이처럼 세대를 아우르는 노래는 이제껏 없었다”고 소개해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케이팝 가수들의 ‘따라 부르기’처럼 SNS에서 유행처럼 번진 ‘#베이비샤크챌린지’도 크게 한몫 거들었다. 블랙핑크, 레드벨벳, 트와이스 등 인기 걸그룹은 콘서트나 각종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를 배경음악 삼아 귀여운 율동을 선보였다. 이들 케이팝 가수들의 인기에도 힘입어 율동을 따라하는 이벤트까지 번지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차민준 인턴기자(가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