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의 케이뱅크 페이·쇼핑머니 대출(위쪽)와 카카오뱅크를 이용하는 고객. 17일 공식 발효된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을 기점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이 2019년 대도약을 노린다. 사진제공|케이뱅크·카카오뱅크
ICT기업 지분 허용 4%→34% 확대
KT·카카오 최대주주 땐 사업 활약
케이·카카오뱅크, 새 금융상품 탄력
‘족쇄가 풀렸다. 이제는 뛰는 것만 남았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2019년 대도약을 꿈꾸고 있다. 숙원이던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이 지난해 9월 국회를 통과해 17일자로 공식발효된 것이 시작이다. 특별법 덕분에 그동안 발목의 족쇄와 같았던 지분보유 한도가 개선됐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한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보유 한도를 기존 4%(의결권 없을 경우 10%)에서 34%로 대폭 완화했다.
KT는 케이뱅크 지분을 허용기준 34%까지 높여 최대주주를 노리고 있다. KT가 독자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면 자금 확보를 통한 대출사업 확대 등으로 케이뱅크 사업에 활력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가 21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공개한 대출상품 결합 앱 간편결제 서비스 케이뱅크 페이와 쇼핑머니 대출은 이런 자신감 넘친 행보의 첫 작품이다.
QR코드 등 간단한 인증을 활용한 계좌이체 결제 서비스로 오프라인에서는 제로페이를, 온라인에서는 주주사인 KG 이지니스의 결제망을 활용한다.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가맹점 수수료를 0%로 낮춰 소상공인 부담을 덜었다. 마이너스 통장 방식의 쇼핑머니 대출은 만 20세 이상 신용등급 8등급까지 저신용자도 이용할 수 있다. 대출금리는 21일 기준 최저 3.75%이며 한도는 최대 500만원이다. 연말까지 쇼핑머니 대출 50만원까지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뱅크의 지분율을 최대 34%로 높여 1대 주주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톡, 카카오페이에 카카오뱅크의 서비스를 연계해 유기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선보여 7일 기준 이용자 100만명, 개설 계좌 수 33만 좌를 달성한 모임통장이 대표적이다. 모임 회비를 투명하고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로 카카오톡 친구 초대, 단체 카톡방 초대 기능과 연동되는 만큼 카카오톡과 금융상품의 강력한 시너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KT와 카카오 모두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벌금을 받은 전력이 걸림돌이다. 향후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살 길을 터주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을 발효한 만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적극 추진 중인 제3 인터넷전문은행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인터파크와 NHN엔터테인먼트가 불참 의사를 밝히는 등 주요 기업들이 참여에 주저하는 것도 이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업체가 줄어든 만큼 경쟁이 사라지는 것이니 기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게 희소식”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