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토크①에서 이어집니다.
배해선은 팔방미인의 배우다. 활동 초반에는 뮤지컬, 연극으로만 이름을 알렸다면 이제는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통해 모습을 비추고 있다. 특히 SBS 드라마 ‘용팔이’(2015)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더욱 친근한 매력을 더하고 있다.
어렸을 적부터 배해선은 남다른 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재미있는 녀석”이라고 말한 그는 어린 시절에 매일 춤추고 노래하고 역할극을 즐겨했다. 그는 “내가 집에 없으면 부모님이 날 찾으셨다. 그러면 내가 담벼락 위에 올라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고 하시더라”며 “동네에 방송국 PD 아저씨가 사셨는데 ‘쟤 뭐라도 시켜봐라’고 하셨다. 그러나 부모님이 완강히 반대하셨다”라고 말했다.
“전 꿈 많은 소녀였어요. 배우도 하고 싶고 가수도 하고 싶고 춤도 추고 싶었고요. 제가 장국영을 좋아했었거든요. 그 이유가 그는 가수이자 배우였고 또 모델이기도 했기 때문이예요. 어떤 모습이든 다른 색을 뿜어내는 사람이었잖아요. 저도 딱 하나만 하는 것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다양한 것에 도전하는 사람이고 싶었어요. 장국영 때문에 중국어도 배웠는 걸요. 통역관이 되고도 싶었어요.”
그럼에도 부모님의 반대에 선뜻 배우의 길을 나설 수가 없었다. 그는 “취업을 해서 가정에 경제적인 도움을 줘야하는 상황이었다”라며 “처음에는 중국어 통역을 하려고 했었다. 언어를 배우는 것이 재미있어서 한국에 관광 온 중국인만 보면 중국어로 말을 걸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두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기를 하고 싶은 열정을 도무지 접을 수가 없었다. 이에 부모님 몰래 서울예대에 진학하기도 했다.
“부모님 몰래 학교를 다녔어요. 1학기 성적표가 집으로 가니까 그제서야 사실을 아셨죠. 포기하는 것보다 도전하고 그만 두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을 했어요. 솔직히 고민도 많이 했죠. 괜히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아닌지 매일 머리를 싸매며 생각했죠. 하지만 연기를 정말 해보고 싶었어요. 배우가 되기로 결심하고 나서 정말 열심히 살았어요. 20대 때는 3~4시간 이상을 자 본적이 없어요. 가정형편이 넉넉지 않다보니 제가 모든 걸 해결해야 했었거든요.”
결국 배해선은 1995년 연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언더스터디로 데뷔했다. 배우 이덕화가 레드 버틀러 역, 김갑수가 애슐리 윌키스 역을 맡으며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함께 했다.스칼렛 오하라의 언더스터디였던 그는 눈물이 쏙 빠지게 연습을 했지만 주인공으로 올라서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잊을 수 없었던 순간이 있었다. 대선배인 강부자를 만난 날이었다.
그는 “선생님이 ‘스칼렛 오하라’의 유모 역을 맡으셨었다. 우리가 각자 의상을 입고 촬영을 하는 날이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의상 팀에게 ‘해선이 ‘스칼렛 오하라’ 의상 한 번 입고 사진 찍게 해줘. 열심히 연습했는데’라는 말을 건네셨다”라며 “배해선은 무대에 주인공으로 오르지는 못했지만 강부자 선생님 덕분에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었던 적이 있었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나중에 드라마 리딩 때는 뵌 적이 있는데 선생님께서 ‘그래, 나 해선 씨 기억해. 좋은 작품 많이 했으면 좋겠어’라고 하시며 인사를 건네시기도 하셨어요.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제가 마음 속에 늘 기억하고 있어요. 당시에는 정말 전 보잘 것도 없는 사람이었는데 동등한 ‘배우’로 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죠. 다른 배우들에게 들어보면 선생님께서 그 사람의 성실함이나 마음가짐을 유심히 보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그런 후배들에게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신다고요. 그래서 더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활동을 하면서 힘든 적도 많았다. 특히 자신의 연기에 대한 한계를 느낄 때도 있다. 배해선은 “누구든지 한 가지에 일에 빠졌다가 딜레마에 빠지면 허무하고 무용지물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라며 “내가 연기적으로 타고난 재능이나 스타성은 없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요즘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면서 탈출구를 여러 개 만들자는 거예요. 살면서 저축이나 보험을 들면 어려운 순간이 와도 안심이 되는 것처럼요. 전 하는 일에 있어서 늘 돌진형이었거든요. 한 가지만 몰두하고 그것만이 나의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은 다른 것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야 연기를 하면서 힘들 때는 숨을 돌릴 만한 시간과 공간을 가질 수 있고요.”
이런 다른 시각을 가진 이유는 배우의 길을 더 오래 가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멈추지 못해서 달려왔는데 달려오다 보니 멈추고 싶지 않더라. 열심히 하고 싶다”라며 “배우로서 즐겁게 살고 싶기 때문에 조급한 마음을 가지지 않고 여유를 갖고 살고 싶다”라고 말했다.
“전 이제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이전보다 더 많은 분들에게 제 연기를 보여드리는 게 얼마 되지 않아 신생아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해요. 인생의 선물인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싶어요. 조금씩 변화하며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어렸을 적부터 배해선은 남다른 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재미있는 녀석”이라고 말한 그는 어린 시절에 매일 춤추고 노래하고 역할극을 즐겨했다. 그는 “내가 집에 없으면 부모님이 날 찾으셨다. 그러면 내가 담벼락 위에 올라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고 하시더라”며 “동네에 방송국 PD 아저씨가 사셨는데 ‘쟤 뭐라도 시켜봐라’고 하셨다. 그러나 부모님이 완강히 반대하셨다”라고 말했다.
“전 꿈 많은 소녀였어요. 배우도 하고 싶고 가수도 하고 싶고 춤도 추고 싶었고요. 제가 장국영을 좋아했었거든요. 그 이유가 그는 가수이자 배우였고 또 모델이기도 했기 때문이예요. 어떤 모습이든 다른 색을 뿜어내는 사람이었잖아요. 저도 딱 하나만 하는 것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다양한 것에 도전하는 사람이고 싶었어요. 장국영 때문에 중국어도 배웠는 걸요. 통역관이 되고도 싶었어요.”
그럼에도 부모님의 반대에 선뜻 배우의 길을 나설 수가 없었다. 그는 “취업을 해서 가정에 경제적인 도움을 줘야하는 상황이었다”라며 “처음에는 중국어 통역을 하려고 했었다. 언어를 배우는 것이 재미있어서 한국에 관광 온 중국인만 보면 중국어로 말을 걸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두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기를 하고 싶은 열정을 도무지 접을 수가 없었다. 이에 부모님 몰래 서울예대에 진학하기도 했다.
“부모님 몰래 학교를 다녔어요. 1학기 성적표가 집으로 가니까 그제서야 사실을 아셨죠. 포기하는 것보다 도전하고 그만 두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을 했어요. 솔직히 고민도 많이 했죠. 괜히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아닌지 매일 머리를 싸매며 생각했죠. 하지만 연기를 정말 해보고 싶었어요. 배우가 되기로 결심하고 나서 정말 열심히 살았어요. 20대 때는 3~4시간 이상을 자 본적이 없어요. 가정형편이 넉넉지 않다보니 제가 모든 걸 해결해야 했었거든요.”
결국 배해선은 1995년 연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언더스터디로 데뷔했다. 배우 이덕화가 레드 버틀러 역, 김갑수가 애슐리 윌키스 역을 맡으며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함께 했다.스칼렛 오하라의 언더스터디였던 그는 눈물이 쏙 빠지게 연습을 했지만 주인공으로 올라서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잊을 수 없었던 순간이 있었다. 대선배인 강부자를 만난 날이었다.
그는 “선생님이 ‘스칼렛 오하라’의 유모 역을 맡으셨었다. 우리가 각자 의상을 입고 촬영을 하는 날이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의상 팀에게 ‘해선이 ‘스칼렛 오하라’ 의상 한 번 입고 사진 찍게 해줘. 열심히 연습했는데’라는 말을 건네셨다”라며 “배해선은 무대에 주인공으로 오르지는 못했지만 강부자 선생님 덕분에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었던 적이 있었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나중에 드라마 리딩 때는 뵌 적이 있는데 선생님께서 ‘그래, 나 해선 씨 기억해. 좋은 작품 많이 했으면 좋겠어’라고 하시며 인사를 건네시기도 하셨어요.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제가 마음 속에 늘 기억하고 있어요. 당시에는 정말 전 보잘 것도 없는 사람이었는데 동등한 ‘배우’로 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죠. 다른 배우들에게 들어보면 선생님께서 그 사람의 성실함이나 마음가짐을 유심히 보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그런 후배들에게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신다고요. 그래서 더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활동을 하면서 힘든 적도 많았다. 특히 자신의 연기에 대한 한계를 느낄 때도 있다. 배해선은 “누구든지 한 가지에 일에 빠졌다가 딜레마에 빠지면 허무하고 무용지물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라며 “내가 연기적으로 타고난 재능이나 스타성은 없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요즘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면서 탈출구를 여러 개 만들자는 거예요. 살면서 저축이나 보험을 들면 어려운 순간이 와도 안심이 되는 것처럼요. 전 하는 일에 있어서 늘 돌진형이었거든요. 한 가지만 몰두하고 그것만이 나의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은 다른 것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야 연기를 하면서 힘들 때는 숨을 돌릴 만한 시간과 공간을 가질 수 있고요.”
이런 다른 시각을 가진 이유는 배우의 길을 더 오래 가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멈추지 못해서 달려왔는데 달려오다 보니 멈추고 싶지 않더라. 열심히 하고 싶다”라며 “배우로서 즐겁게 살고 싶기 때문에 조급한 마음을 가지지 않고 여유를 갖고 살고 싶다”라고 말했다.
“전 이제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이전보다 더 많은 분들에게 제 연기를 보여드리는 게 얼마 되지 않아 신생아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해요. 인생의 선물인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싶어요. 조금씩 변화하며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