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박종훈 단장.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는 전면드래프트의 부활을 원한다. 서울로만 향하는 유망주들의 쏠림현상에 따라 지방팀들이 겪는 어려움 때문만은 아니었다. 한화 박종훈 단장은 신중하고 차분하게 그 이유를 설명했다. 박 단장은 “두 가지 측면이다. 하나는 균형경쟁을 위해서고, 다른 하나는 전체 1순위 지명자에 대한 제대로 된 스포트라이트가 필요해서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신인드래프트는 KBO리그 전체의 흥행과 홍보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현재처럼 1차지명이 있는 상태에선 전체 1순위 지명자의 의미가 희석되지 않는가. (전면드래프트 부활로) 1순위 지명자가 부각되면 KBO리그 전체의 흥행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 3개 팀에 우수자원이 편중되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빼놓을 순 없다. 박 단장은 “우리 구단으로만 좁혀보면 올해는 자원(신인)이 괜찮다. 그러나 한해 좋고 다음 해는 나쁘고 하는 식으로는 균형경쟁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현행 제도의 개선을 희망했다. 그는 “현재는 10개 구단이 만족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는 과정이다. 논의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속단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시간을 정해놓고 결론을 서두르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LG 트윈스는 1차지명제도의 유지를 원한다. 단순히 유망주가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서울권의 이점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해관계에 따라 빈번하게 신인지명제도를 바꾸는 리그 구성원들의 이기심을 경계한다. 실제 KBO 리그는 2000년대에 들어서도 거듭된 제도 변경을 통해 1차지명과 전면드래프트 사이를 오갔고, 이에 관한 논쟁 역시 끊이질 않았다.
LG 차명석 단장. 스포츠동아DB
LG 차명석 단장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왜 한 번 실패한 정책을 또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다시 전면드래프트로 돌아서려는 이유를 명확하게 제시해야한다. 현재로선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해득실에 따라 정책을 바꿔선 안 된다. 1차지명으로 제도를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 체제를 유지해보고 나중에 판단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LG를 포함한 서울권 3개(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 팀은 현 1차지명 제도를 활용해 지방 팀보다 더 수월하게 특급 유망주를 선발하고 있다. 이에 관한 견제의 시각에 대해서도 LG는 열린 생각을 갖고 있다. 서울 3개 팀이 고등학교를 3분의 1로 나눠가지는 방안을 두고 차 단장은 “충분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다만 두산, 키움과 협의가 필요하다. 두 팀과 상의할 용의는 있다”고 밝혔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