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성수동 뚝섬 편 식당 집단 봉기 “‘골목식당’ 악마의 편집 피해자” (종합)

입력 2019-01-28 1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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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뚝섬 편 식당 집단 봉기 “‘골목식당’ 악마의 편집 피해자”

이쯤되면 ‘집단 봉기’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 성수동 뚝섬 편에 출연한 식당 사장들이 ‘골목식당’에 대해 ‘이제는 말할 수 있다’를 외치고 있다.

먼저 ‘골목식당’ 성수동 뚝섬 편 방송 초반 가장 논란이 됐던 장어집 사장 박모 씨는 프로그램 섭외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박 씨는 27일 SNS 계정을 통해 “아프리카 방송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골목식당’ 방송이 나가고 나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무섭게 느껴지고 대인기피증까지 왔었다”고 운을 뗐다.

박 씨는 “화제가 됐던 미역국의 소고기, 장어 가격에 대한 부분 등 할 말이 정말 많다. ‘골목식당’이 예능프로그램인데 그걸 보고 한 사람의 인격까지 평가가 되어버리는 부분이 매우 안타까웠다”며 “첫 방송에 나온 내 모습이 이미 강력하게 각인이 되어버린 사람들은 무슨 이야기를 해도 내 말은 들어주려고 하지를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골목식당’은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취지 자체는 좋은 프로그램이다. 방송 후에도 백종원 대표님과 연락을 취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대표님이 한 달 간 인건비까지 지원해주려 하셨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 결국 나의 결정대로 포장마차로 바꾸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하루하루 단골손님이 늘어 요즘은 평일 저녁 9시경이면 양쪽 가게 모두 북적인다. 이게 욕먹을 일인가. 더는 허위사실, 편집된 ‘골목식당’ 영상으로 고통받고 싶지 않다. ‘골목식당’ 촬영과 관련된 사실을 모두 이야기 해주겠다. 이건 사실이지 해명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28일 아프리카TV를 통해 각종 논란에 관해 설명했다. 박 씨는 자신이 ‘악마의 편집’(악의적인 편집)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욕먹을 거 아는데, 나도 처음에는 많이 속상했다. 숨기 바빴다. 처음 대중의 관심을 받아보고 욕을 하니까 나도 너무 힘들었다. 우울증, 대인기피증도 왔다. 사람들 지나가는 거 쳐다보기만 해도 ‘나 욕하나‘ 미치겠더라”며 “그때 너무 힘들었다. 아직도 욕하는 분들 있다. 가게에 전자레인지 돌린다는 글이 아직도 있다. 전자레인지 노이로제에 걸려 밥 먹을 전자레인지도 없다. 그런데 무슨 전자레인지에 고등어를 돌린다고 하냐. 답답하다”고 고충을 이야기했다.

이어 “‘골목식당’ 방송 덕은 1도 안 봤다. 장사 잠깐 잘 되는 거 방송하며 손해봤던 부분을 하나도 메우지 못했다. 확실히 말한다. 거짓말 못 한다. 진짜 덕 못 봤다. ‘골목식당’ 보면 대박날 줄 안다. 무조건 잘못된 건 아니다. 물론 그대로 잘 해서 잘 되는 경우도 많다. 아직까지 줄 서 계신 분들 많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다 잘 되는 건 아니다. 그(백종원) 이야기대로 한다고 해서 맞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상권의 특성도 있고 상권에 맞는 아이템이 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요새 내가 포장마차로 바꿨다고 욕을 많이 하는데 포장마차로 바꾼 게 욕 먹을 일인가. 나는 장사 잘 하고 있다. 거의 매일 평일 9시 정도면 양쪽 다 만석이다. 거의 다 단골 손님이다. 왔던 손님 계속 오신다”고 ‘골목식당’ 효과가 아님을 이야기했다.

방송 당시 장어 가격 논란에 대해서는 “내 장어는 비교 대상이 아닌 장어와 비교해 누가 봐도 사기치는 사기꾼으로 보이게 편집했다. 이건 사실이다. 이런 식으로 해 경양식 집은 마지막까지 안 좋게 끝났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21화는 송출 중지됐다”며 “장어 원가가 40% 넘는 걸 팔고 있었다. 뚝섬 같은 경우에는 빌딩도 오르고 땅값도 올라 월세가 엄청 비싸다. 이 월세에서 원가 40% 넘는 음식을 8000원에 판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거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전자레인지 사용 등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박 씨는 “전자레인지는 인정한다. 그 때 전자레인지를 쓰고 있었다. 그런데 미역국은 아침에 와서 하루치 양을 끓인다. 점심 장사하고 남은 건 저녁 장사를 한다. 그 때 한 통 끓인 게 카메라를 설치하며 하루치라고 미리 말했었다. 저녁에 오는 손님들에게 어차피 다 드린다. 그런데 우리 가게에 백종원 대표가 오는 날 장사를 정상적으로 다 할 줄 알고 미역국을 다 끓였다. 촬영이 늦어졌는지 늦게 오셨다. 결국 저녁 장사를 하나도 못했다. 그 미역국이 그대로 남았다. 그래서 많이 드린 거다. 그걸로 욕을 그렇게 먹을 줄 몰랐다. 극적으로 편집한 게 문제다. 방송에 잘 나가려고 미역국을 많이 퍼 준 게 아니다”고 억울했다.

섭외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박 씨는 “‘피자집 사장이 건물주 아들인가 아닌가’ ‘고로케 가게가 프랜차이즈가 맞나 아닌가’, 우리가 궁금해하는 것은 그거다. 그런데 제작진은 다른 이야기만 하고 있다”며 “논란거리가 많아지면 팩트가 흐려진다”고 강조했다.

박 씨는 자신의 가게 섭외 과정에 대해 “우리 가게는 프로그램 출연 신청해서 들어간 것이 맞다. 사연을 썼고, 작가한테 연락왔다. 섭외할 때 작가가 손님인 척 다녀간 적도 있다. 사전조사도 했었다. 이야기를 오래 나눴고,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려는 것 같았다. 그렇게 (제작진이)사전조사와 대화를 나누는데 (출연자가)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출연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피자집 사장이 건물주 아들이라는 것을 모르고 출연시켰을까. 이에 대해 제작진 해명은 나오지 않았다. 시청자가 궁금해하는 것도 이 지점이다. 골목상권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찍는 프로그램인데 건물주 아들이 출연했다는 점에 대한 사실 여부다”라며 “사전 조사에서 그 사실을 모를 수 없다. 섭외 힘들다는 이야기만 있다”고 꼬집었다.

성수동 뚝섬 편 방송 후반 많은 비판을 받은 경양식집 사장 정모 씨도 ‘폭로(?) 대열’에 합류했다. 정 씨는 27일 유튜브 채널 ‘뚝경TV’를 통해 “현재 ‘골목식당’이 큰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로 인해 많은 분이 상처를 받고 힘들어 하고 있다. 더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 여러분의 궁금증과 논란에 대하여 솔직하게 이야기 하겠다. ‘골목식당’ 출연자가 이야기하는 ‘골목식당’의 모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영상 속 정 씨는 “나는 ‘골목식당’ 출연자 중 한 명이다. 뚝섬 편의 경양식집 사장이다. 당시에 굉장히 많은 화제가 됐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다시 한번 다루겠다”며 “현재 ‘골목식당’이 굉장히 많은 논란에 휩싸여있다. 그래서인지, 나한테 인터뷰 및 질문이 굉장히 들어오고 있다. 촬영을 진행하는 동안보다 현재 받는 질문과 인터뷰가 더 많다. 놀랍기도 하다. ‘정말 인기가 있는 프로그램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출연자인 내가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결해드리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고 말했다.

정 씨는 “현재 ‘골목식당’과 관련한 콘텐츠가 많이 제작되고 있다. 방송에 나왔던 식당을 찾아가 맛 평가를 하기도 하고 촬영장 분위기를 전하기도 한다. 나는 다르게, 촬영하면서 보고 느꼈던 부분을 전하면서 궁금증을 해결하도록 하겠다”며 “나는 사실과 내가 보고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제작해 나갈 예정”이라고 ‘골목식당’ 관련 콘텐츠 제작을 알렸다.

‘골목식당’이 인기 프로그램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가장 많은 논란을 양산한 성수동 뚝섬 편 사장들의 폭로가 서막을 올렸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누리꾼 질타도 만만치 않다. 장어집은 비위생적인 식자재 보관과 판매해서는 안 될 장어를 비싼 가격으로 손님에게 팔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오르기도 했다. 경양식집은 거짓말과 ‘골목식당’ 출연 과정에서의 태도 논란, 플레이팅 표절 의혹으로 도마에 올랐던 곳이다. 이런 두 식당에서 ‘골목식당’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식의 폭로를 계진하고 있다.

한편 ‘골목식당’도 최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지역 상권 살리기’라는 취지가 의심받자, 이제는 대놓고 관련 내용을 공식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지역 상권 살리기’라는 기획 의도 대신 ‘식당 계도’라는 새로운 프레임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서려는 모양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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