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교민 시신 심장·위·뇌가 사라져 “현지 병원에서 안 보내줘”

입력 2019-01-29 10: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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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한국 교민이 지인과 시비가 붙어 몸싸움 끝에 숨졌지만 현지 경찰이 사인을 자연사로 단정하고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며 유족이 반발하고 있다. 또 재부검을 위해 한국으로 온 교민의 시신에서 심장과 뇌, 위가 사라져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경찰청과 유족에 따르면 멕시코 교민 A(35)씨는 2일(현지시각) 현지에 있는 한 노래방에서 당일 한국인 지인 2명과 술을 마신 뒤 시비가 붙어 몸싸움을 벌이다 사망했다.

현지 당국은 A씨의 부검결과 사망원인이 자연사라고 결론냈다. 그러나 유족은 A씨가 자연사가 아닌 몸싸움 도중 둔기와 같은 물체에 맞아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부검결과가 동의하지 않고 시신을 한국으로 보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재부검했다.

또한 A씨 유족은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멕시코에서 억울하게 죽은 제 남편을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청원자는 “2일 남편은 멕시코에서 만난 지인과 송년회겸 신년회를 하며 술자리를 갖게 됐는데 3차 자리에서 직원과 시비가 붙었다. 폭행이 있었다”라며 “이후 남편이 의식이 없어 병원으로 이송됐고 결국 사망했다. 쇠기둥에 맞았는데 외상이 없는 뇌혈관 사건 2차 뇌동맥 파열이라는 부검결과가 나왔다. 현지 부검의는 자연사라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과수에서는 외상 흔적이 많다는 소견을 냈으나 정확한 사인은 뇌를 검사해야 알 수 있다고 한다”며 “그러나 현지 병원에서는 심장과 뇌, 위를 보내지 않았다. 멕시코에서는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고 현지 대사관 경찰 영사는 ‘수사권이 없다’고만 한다”라고 전했다.

외교당국은 한국 국과수 부검의를 현지에 파견하려고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해당국 측은 한국의 요청에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외국 영토에서 발생한 범죄는 현지 경찰에게 관할권이 있어 한국 경찰이 직접 수사할 권한은 없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1만 3000명의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이에 경찰청 관계자는 “해당국의 사법권을 존중해야 해 우리가 직접 수사할 수는 없다”면서도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현지 경찰을 상대로 조치를 취할 길이 열릴 수 있는 만큼 국과수 부검 결과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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