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뒷담화] ‘내 안의 그놈’·‘극한 직업’, 영화는 재미있는 게 장땡!

입력 2019-01-29 12: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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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대놓고 뒷담화’는 ‘작품성이고 뭐고 영화는 재미있는 게 장땡’이라는 생각으로 기획해 두 기자가 의식의 흐름대로 나눈 대화를 정리한 것입니다. 전문성 혹은 깊이를 바라신다면 이 창을 닫아주시길 바랍니다. 대화에 나오는 영화의 기준은 이미 개봉을 한 작품으로 스포일러가 담겨있습니다.》

BBl사감 : 벌써 1월이 지났어. 그런데 올 초부터 코미디 영화가 상승세야. 1월 초에 개봉한 ‘내 안의 그놈’부터 지난주 개봉한 ‘극한 직업’까지 재미있는 영화가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아. 진지한 장르가 너무 범람했던 탓일까. 사실 ‘코미디’ 장르가 최근까지도 외면 받았는데 이렇게 사랑 받을 줄은 몰랐어. ‘내 안의 그놈’이 포문을 열긴 했지.

오곡라떼 : 나도 연초부터 코미디 영화만 달렸어. ‘내안의 그놈’이랑 ‘극한직업’ 봤는데 둘 다 돈 아깝지 않더라.




BBl사감 : '내 안의 그놈'은 어땠니?

오곡라떼 : 상황이랑 설정이 다 한 영화였지. 진영하고 라미란은 진지한데 왜 나만 웃기냐고! ‘수상한 그녀’ 남자판 같았어.

BBl사감 : 진영이 박성웅 흉내를 잘 내더라고. 진영을 온전히 배우로 재발견한 영화였어. 내가 진영을 처음 본 게 ‘수상한 그녀’에서 나문희 선생님 손자로 나왔을 때거든. 그 때는 분량이 지금보다는 적어서 ‘꽤 하네’ 싶었는데 ‘내 안의 그놈’에선 주인공인데도 연기를 잘 하더라.

오곡라떼 : 박성웅, 라미란 같은 노련한 배우들 사이에서도 주인공 자리가 어색하지 않았어. 또 박성웅의 쭈굴이 연기도 인상적이었어. 예전에 박성웅이 인터뷰에서 “우리 엄마는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귀엽다더라”고 말 한 적이 있었거든. 그때는 놀라운 발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내 안의 그놈’을 보니까 인정!

오곡라떼 : 귀여우니 살려는 드릴게~~

드라마 ‘리멤버’ 당시 동아닷컴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던 박성웅. 



BBl사감 : 이게 뭐야!!! 진영은 라미란하고도 잘 어울렸어. 박성웅에겐 미안하지만 진영과 라미란이 함께 할 때 설렘지수가 더 강했어.

오곡라떼 : 라미란과의 케미가 인상적이었어. 진영과 입맞춤한 소감도 궁금하다~

BBl사감 : 진영은 키스한 것보다 뺨 맞은 게 더 기억에 남았다고 해. 뺨 맞고 의자에 ‘쿵’하고 주저앉잖아. 그게 연기가 아니고 자기도 모르게 앉아버린 거래. 뻔한 학원물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어. 웃으면 지는 건데 난 웃고 있더라. 많이 졌어ㅜㅜ


오곡라떼 : 김광규도 웃기지 않았어?

BBl사감 : 김광규도 웃기고 이준혁도 웃겨, 다 웃겨. 이준혁 배우는 마지막에 민소매만 입고 쌀자루 들고 다니잖아. 인상적!

오곡라떼 : 한겨울에 더티섹시했어.

BBl사감 : 속으로 '안 춥나?’라고 했다니까.

오곡라떼 : 춥지만 여자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출 마케팅을 감행했지. ‘내 안의 그놈’은 가성비 갑, 그 중에서도 진영 입덕 영화라고 표현하고 싶어~



BBl사감 : ‘극한직업’은... 역시 닭은 진리! 치킨은 이렇게해도 저렇게 해도 다 되나봐. 수원왕갈비통닭 프랜차이즈 내고 싶었어.

오곡라떼 : 지금 그 메뉴로 장사하면 진짜 대박날지도 몰라. 치느님 치어스~~~!

BBl사감 : ‘극한직업’으로 이병헌 감독에게 절할 사람이 많을 거야. 류승룡 배우도 기사회생했고 CJ도 살아났지. 그동안 CJ가 죽만 쒔는데 ‘극한직업’이 신의 한수가 됐잖아.

오곡라떼 : 류승룡 배우는 드디어 어둠의 4년을 끊어냈어. 흥행 부진에서 완벽하게 탈출! 하루 100만 관객 동원이라니, 입소문이 제대로 나긴 했나봐.

BBl사감 : 아직도 계속 생각나. ‘쏴..’ ‘ㅆ.. 쏴..’

오곡라떼 : 진선규 배우 생애 첫 키스신이었는데 돌아온 건 ‘쏴...’ 진선규, 이하늬 두 사람은 키스신 아니라고, 입술 액션신이라고 표현했어. 격하긴 했지.

BBl사감 : 무엇보다 이병헌 감독의 센스가 정말 좋았다고 생각했어. 류승룡과 ‘킹덤’의 연결고리, 배에서 좀비 흉내 낼 때 웃겼어ㅋㅋㅋ

오곡라떼 : 노렸다면 인정! 아니어도 류승룡의 좀비신은 인정할 수밖에 없어. 부산행 좀비들도 울고갈 꺾기였잖아. 대본에 자세하게 언급이 안 돼 있어서 류승룡 배우가 고민한 끝에 완성한 꺾기였다고 해.



BBl사감 : 진선규도 엄청 웃기지. 이게 또 '범죄도시'에서 중국어 쓴 걸 활용했더라고. 진선규 배우가 '범죄도시'에 출연할 때 중국어를 엄청 공부 했었어. 진짜 조선족아니냐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로. 오죽하면 청룡영화제에서 수상 소감으로 "저 조선족 아니고 대한민국 국민입니다"라고 했겠어. 그리고 진선규가 극단 ‘간다’ 출신인데 그 극단의 연극 중에 ‘유도소년’이라고 있었어. 늘 매진되는 연극이었는데 진선규가 유도 선수 출신이라고 했을 때 그것도 생각이 나더라고. 진선규가 ‘유도소년’에 참여하진 않았는데 ‘공연 덕후’는 ‘유도소년’도 생각이 나더라.

오곡라떼 : 곳곳에 있는 연결고리가 재미있네. 진선규 배우는 자잘하게 쉬지 않고 드립을 날렸고 이하늬와의 케미도 좋았어. 둘이 커플이 될 줄이야.

BBl사감 : 통수잼~ 이하늬가 진선규 찾느라고 쓰는 어플 보고 진짜 ‘어머!’라고 생각했잖아. ㅋㅋ 혹시 진선규가 인터뷰에서 키스신에 대해 말한 부분은 없었어? ‘범죄도시’에서 윤계상과 함께 출연했었잖아. 그 분의 여친과 연인으로 호흡을 했는데.

오곡라떼 : 진선규 본인은 부담을 느꼈었는데 윤계상도 연기자다 보니까 ‘키스신 괜찮다~’라고 해줬다고 해. 물론 당시 윤계상은 영화를 보기 전이었고. 히히 그들은 프로니까!


BBl사감 : ㅋㅋㅋ 윤계상의 관람평이 궁금하다. ‘극한직업’은 공명에게도 자신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었던 작품이야. 웃기더라고. 류승룡에게 “아버지!!!!”라고 할 때. 이번 기회로 관객들이 공명을 더 잘 알게 될 것 같아.

오곡라떼 : 약 빨고, 분량을 아주 잘 가져갔지. 공명 스스로 ‘빙구’라는 표현을 했었을 정도로 머리 스타일 때문에 더 웃음이 나기도 했었지. 맞아. 첫 상업영화에다가 코미디라 더 부담을 느꼈을 텐데 존재감이 확실했어. 이동휘는 말해 뭐해.

BBl사감 : ‘응팔‘ 동룡이처럼 쑥쑥 치고 오는 그 느낌이 재밌더라. 나는 두 빌런도 웃겼어. 포마드 바른 신하균하고 ‘테드 창‘ 오정세. 오정세가 “저 새끼 싸움 졸라 못해~~”라고 할 때 웃겼어. 둘이 악역인데 귀엽다는 게 반전 매력이었지.

오곡라떼 : 쌍문동 도롱뇽의 클라쓰가 더 업그레이드됐지. 신하균, 오정세는 카메오가 지나치게 열일하고 간 거 아니야? 귀여워.


BBl사감 : 아무튼 나는 ‘극한직업’ 보고 나서 치킨 반반 사먹었다. 치킨집 장사 잘 되면 ‘극한직업’ 덕분인건가? 진선규한테 곧 치킨 CF 들어올거 같아.

오곡라떼 : 들어오면 대박~~~! 마약반 5인방 단체 CF도 내심 기대 중인 거 아닐까? ‘극한직업’은 치킨부터 대사, 상황, 배우들까지 딱딱 맞아 떨어진 영화야.

BBl사감 : 천만 관객 돌파하면 일일호프라도 해줬으면 좋겠다. 진선규가 튀긴 치킨 실제로 먹어보고 싶어. 아직도 그의 손목은 쓰라린 상태일까?

오곡라떼 : 그 공약 괜찮다~ (튀길 사람은 생각 안 하고 내가 먹고 싶으니까^^) 천만 관객 들면 그깟 손목따위! 이병헌 감독이 흥행해야 시즌2 가능하다고 했는데 이미 230만 손익분기점을 넘겼어. 슬슬 논의를 해야하는 거 아니야?


BBl사감 : 시즌2 ㅋㅋㅋ 고반장은 승진했으니까 투잡은 이제 안 되겠지?

오곡라떼 : 아쉽다. 어딘가에서 또 위장취업을 해야할텐데. 류승룡 배우도 이병헌 감독과 작품을 또 하고 싶다고 했었어. 무한신뢰한다고 해.

BBl사감 : 시간이 흘러 고반장이 정년퇴직하고 치킨집하면 되지 않나.

오곡라떼 : 아 맞다ㅎㅎ 정퇴하니까 류승룡이 퇴직금 당겨 받아서 오열했던거 생각나. 미친 장면이었어.

BBl사감 : 아!!! 아내에게 말하지 못하고 오열했잖아ㅋㅋㅋ 이렇게 보니까 연초부터 코미디 장르가 확실하게 부활했네. 관객들이 이제는 좀 웃고 싶은 걸까? 특히 이런 비수기에 하루에 관객 100만 명을 동원하는 건 정말 오랜만이야. 놀라울 뿐.

오곡라떼 : 맞아. 연초부터 억지가 아닌 ‘정말로’ 웃겨주는 코미디 영화가 개봉해서 다행이야.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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