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스크린, 왜 ‘서대문 여옥사 8호 감방’인가

입력 2019-01-30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고아성이 유관순을 연기한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의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컬처웍스(주)롯데엔터테인먼트

■ 3·1운동 100주년 맞아 잇따라 개봉하는 ‘항거: 유관순 이야기’ ‘1919 유관순’

만삭 임신부부터 장애인·기생까지
유관순과 함께 투옥된 여성들 조명
‘8호 감방’의 처절한 투쟁역사 담아


1919년 이화여자고등보통학교에 다니던 열일곱살의 유관순은 3월1일 일제에 맞서 만세 시위에 참여했다. 휴교령으로 고향인 충남 천안으로 내려간 그는 4월1일 아우내 장터에서 역시 만세 운동을 주도했다. 결국 일제 헌병에게 체포된 그는 6월 3년형을 선고받고 서울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됐다. 유관순이 갇혔던 곳, 서대문형무소 여옥사 8호 감방이었다. 여기에서는 그 말고도 또 다른 여성들이 갇힌 채 일제에 맞섰다. 유관순과 동갑내기인 노순경을 비롯해 어윤희(39), 권애라(23), 심명철(23), 임명애(34), 신관빈(35)이 옥중 항일투쟁에 나섰다.

유관순은 그동안 3·1운동의 중요한 상징과도 같았다. 하지만 그와 함께 조국의 독립을 감옥에서 외친 이들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 점에서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올해 2월27일 개봉하는 ‘항거: 유관순 이야기’(감독 조민호·제작 디씨지플러스)와 3월 선보이는 다큐멘터리 영화 ‘1919 유관순’(감독 신상민·제작 유관순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은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유관순과 함께 이들 여성들의 이야기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항일운동사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두 영화는 유관순과 함께 투옥됐던 이들의 처절한 투쟁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며 가슴 아픈 역사를 알린다. 시각장애인으로 독립운동에 나섰던 심명철, 만삭의 몸이었던 임명애, 기생들의 시위를 주도한 수원 기생조합 출신 김향화, 여고 사감이었던 신관빈, 기독교 전도인으로 항일운동을 벌인 어윤희, 유관순의 이화여자고등보통학교 선배인 권애라 등 서대문형무소 8호 감방에 갇혔던 이들은 일제의 악랄하고 잔인한 고문 속에서도 옥중 투쟁을 멈추지 않았다.

고아성이 유관순 역을 맡아 주연하는 ‘항거: 유관순 이야기’에서는 배우 김새벽, 김예은, 정하담 등이 서대문형무소 8호 감방의 독립운동가로 나선다. 드라마타이즈 기법으로 역사적 사실을 드러내는 ‘1919 유관순’은 이새봄, 김나니, 박자희, 나애진 등 신예들이 출연해 서대문형무소 8호 감방의 아픔을 전한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