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클럽하우스에 펜스 설치, “훈련 집중력 높여라!”

입력 2019-02-22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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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군의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 주변에 4m 높이의 펜스가 설치됐다. 훈련집중력을 높이겠다는 모라이스 감독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완주 | 남장현 기자

K리그1 ‘최강’ 전북 현대는 가장 팬 친화적인 구단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팀들과는 달리 전북의 풀 트레이닝은 항상 열려있다. 전북 완주군 봉동에 위치한 클럽하우스에는 선수단 훈련 때마다 구단 스태프 이외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팬들이 옹기종기 앉아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축구대표팀 임시 사령탑(2012년 1월~2013년 6월)을 지낸 시간을 제외하고 2005년 여름부터 지난해까지 전북 지휘봉을 잡은 최강희 감독(현 다롄 이팡)의 뜻에 따라 항상 전북의 훈련장은 대중에 공개돼 있다.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항상 “팬이 있어 팀이 존재하고, 팬을 위해 우린 싸워 이겨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종종 팬들과 클럽하우스 인근 식당에서 조촐한 삼겹살 파티를 열기도 했다.

조세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이 지휘봉을 잡은 올해도 풍경은 변함이 없다. 여전히 전북 클럽하우스는 신원만 확실하다면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다. 다만 한 가지 살짝 달라진 부분이 있다. 그라운드 주변을 둘러싼 약 4m 높이의 펜스다.

이는 모라이스 감독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올해 초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을 다녀온 모라이스 감독은 “훈련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그라운드에 펜스를 세워야 한다”고 구단 측에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이유가 있다. 탁 트인 클럽하우스 주변 풍경으로 선수들의 시선이 어지러워지고,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다. 전형적인 교외 풍광을 가진 전북의 클럽하우스 주변으로 논밭과 저수지, 작은 언덕 등이 보인다.

그러나 펜스에 가림막은 둘러치지 않았다. 자칫 팬 스킨십에 제한을 줄 수 있다는 구단의 판단에서다. 모라이스 감독의 별도 요구가 없는 시기에는 펜스 뒤편에서 언제나처럼 녹색전사들의 훈련을 볼 수 있다. 다만 새 시즌 개막이 임박한 다음주부터는 비공개 트레이닝이 이뤄질 예정이라 펜스에 임시 가림막이 설치된다. 물론 클럽하우스 출입구 앞에서 선수들의 퇴근 모습을 보고 사인을 요청하는 것까지는 차단하지 않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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