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텀급 챔피언’ 로드FC 김민우 “상상이 이뤄지던 순간, 꿈만 같았다”

입력 2019-02-26 15: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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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사진제공 | 로드FC

‘2640일.’

18살이었던 한 소년이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두르며, 꿈을 이루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로드FC 밴텀급 5대 챔피언에 오른 ‘코리안 모아이’ 김민우(26·모아이짐)의 이야기다.

김민우는 2011년 12월 3일 로드FC YOUNG GUNS 1을 통해 데뷔했다. 멀고도 험한 길을 돌아온 그는 지난 23일 열린 굽네몰 로드FC 052에서 ‘타격왕’ 문제훈(35·옥타곤 멀티짐)을 꺾고 밴텀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할 경기가 시작되고, 거리를 재던 김민우와 문제훈은 본격적으로 서로의 얼굴에 주먹을 내리꽂으며 미소를 지었다. 눈빛을 주고받으며 ‘더 해보자’고 말하는 듯했다. 몇 차례 주먹을 주고받던 중 김민우는 문제훈을 그라운드 싸움으로 끌고 갔다. 끈질기게 문제훈을 옭아매며 숨통을 조였고, 결국 탭을 받아내며 승리를 장식했다.

김민우는 “항상 상상만 해왔던 그 장면이 정말 이뤄지니까 꿈만 같았다. 이기자마자 형들한테 달려가서 ‘이거 꿈이야?’라고 물어봤다”고 말했다. 이어 “형들이 ‘꿈 아니니까 집중해. 너 지금 챔피언이야’라고 하더라. 끌어안고 계속 오열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경기 중 미소를 지었던 이유에 대해 묻자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지든 이기든 이번이 마지막이니까 피 터지게 싸우고 싶었다. 원래 사람이 맞으면 두려움이 생기고, 고통이 느껴지는데 그 순간에는 그저 즐거웠다. 정말 미친 것처럼 ‘아 오늘 피 터지게, 재밌게 싸우자. 빼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그랬다”고 설명했다.

승부를 결정지은 그라운드 싸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상황을) 다 생각했다. 클린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연습했던 것을 그대로 했는데 잘 풀렸다. 그래서 그대로 유지했고, 그 항황이 이후 서브미션까지 잘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챔피언의 꿈을 이룬 김민우는 이번 타이틀전 준비로 잠시 소홀했던 체육관 운영에 다시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많은 도움을 줬던 주변인들에게도 보답하며 시간을 보낼 생각이라고 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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