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박윤철이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19/03/12/94495510.1.jpg)
한화 이글스 박윤철이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박윤철 하면 한화, 한화 하면 박윤철. 엄청난 영광 아닙니까.”
2019시즌 신인 박윤철(23)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은 ‘한화는 내 운명’이다. 서울고 졸업반이던 4년 전 2015시즌 드래프트에 참가해 10라운드(전체 100번) 지명을 받았다. 그때는 이미 대학 진학을 결정했던 터라 별다른 감흥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연세대의 에이스로 활약한 그였기에 10라운드 지명은 스스로 실망스러운 성적표였다. 그러나 ‘팩트’는 확실하다. 4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를 선택한 구단은 한화 이글스였다. 오렌지색 유니폼을 입고 첫 시즌을 준비하는 박윤철의 각오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박윤철은 스포츠동아와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풀어놓았다. ‘한화맨’이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이 느껴졌다. 신인답지 않은 성숙함도 묻어났다.
- 한화 구단의 일원이 됐다는 것을 언제 실감했나.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유니폼을 받고, 응원단상에서 팬들께 인사드렸을 때다. 무엇보다 화장실을 왔다 갔다 할 때 팬들께서 큰 힘이 되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때 프로선수가 됐다는 실감이 났다.”
- 박상원이 연세대 2년 선배다. 서로 많이 의지했다고 들었다.
“연세대 시절 대만으로 전지훈련을 갔었다. 야간 훈련을 하며 (박)상원이 형으로부터 골반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그때 상원이 형은 투구 시 고개가 많이 흔들렸었다. ‘팔을 조금만 내려보는 게 어떨까. 팔을 너무 올리려다 보니 고개가 돌아가는 것 같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함께 섀도피칭을 하면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다.”
- 프로에서도 박상원과 함께 뛰게 됐다. 엄청난 인연이 아닐까.
“상원이 형과 프로에서도 함께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감사하다. 같이 운동했던 학교 선배로서, 동문으로서 더 챙겨주시지 않을까.(웃음)”
- 10라운드에 지명 받았을 때, 그 순간을 떠올려보자.
“다행이었다. 솔직히 드래프트 행사장에 초청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 있지 않나. 9라운드 지명이 끝났을 때는 ‘지명 못 받으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먼저 밀려왔다. 이름이 불렸을 때 온 몸에 힘이 다 빠졌다. 처음에는 조금 기분이 상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무엇이든 잡아보고 싶더라. 다행이다 싶었다. 불안함은 전혀 없다.”
- 본인의 강점을 어필해달라.
“내가 지닌 가장 강력한 무기는 체인지업이다. 고교 시절부터 체인지업이 주무기라고 생각해왔고, 그만큼 던질 때 자신감이 있다. 가끔 실투도 나오고 완벽하진 않지만, 내가 던지는 변화구 중에서는 가장 잘 던질 수 있다.”
- 반드시 보완해야 할 점은.
“제구와 구속이다. 그래서 순발력 훈련을 꾸준히 했다. 비시즌에는 피트니스센터에서 순발력 훈련을 많이 했다. 몸을 불리면서 근력 운동과 체력 보강에 힘썼다.”
- 야구 철학이 있나.
“어떻게 운동해야 좋고 나쁘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특별한 철학은 없다. 프로 무대에서 쓴맛을 봐야 철학도 생길 것 같다.”
- 한화는 박윤철에게 운명과도 같은 존재다. 밖에서 본 한화의 이미지는.
“강팀이다. 강팀. 외국인선수들도 강하다. 베테랑 선배님들과 젊은 선수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도 치열하더라. 올해를 계기로 더욱 발전하는 팀이 되지 않겠나.”
- 롤모델로 꼽는 투수가 있나.
“과거에 한화에서 롤 모델을 꼽아달라고 해서 상원이 형을 언급했다. 하지만 제1의 박윤철이 돼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선배님들의 좋은 점을 따라하고 이것저것 배우면서 스펀지 처럼 야구를 해야 할 것 같다.”
- 스프링캠프를 통해 느낀 점이 있다면.
“팀 분위기다. 베테랑 선배님들도 계셔서 분위기가 무거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 정말 재미있었고,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놀랐다.”
- 프로 데뷔 첫해를 준비하며 가장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은.
“부상 없이 뛰는 것이다. 다치지 않도록 훈련하고 있다. 공을 놓는 포인트가 왔다 갔다 해서 그 부분을 일정하게 하려고 한다. 그 과정은 좋다.”
- 야구 인생에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10라운드에 지명을 받았지만, 한화 팬들이 두고두고 기억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한화 하면 박윤철, 박윤철 하면 한화. 그렇다면 엄청난 영광 아닌가.”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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