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매불망’ 16년 기다린 KB스타즈 프런트 ‘별’을 땄다

입력 2019-03-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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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청주 KB스타즈와 용인삼성생명 경기에서 KB스타즈가 73-64로 승리하며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KB스타즈 선수들이 우승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용인|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5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청주 KB스타즈와 용인삼성생명 경기에서 KB스타즈가 73-64로 승리하며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KB스타즈 선수들이 우승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용인|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모든 스포츠에서 팀이 정상에 섰을 때 스포트라이트는 선수단에게 집중된다. 이를 뒤에서 묵묵히 바라보며 각종 행사로 바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은 구단 프런트의 숙명이다. 우승의 기쁨도 잠시, 기념행사를 챙기느라 정신이 없다.

청주 KB스타즈가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용인 삼성생명을 격파하고 통합 우승을 차지한 25일. 이를 뿌듯한 시선을 바라보면서도 바쁘게 움직이는 2명의 프런트가 있었다. KB국민은행 사회협력부 스포츠팀 황성현 팀장(49)과 KB스타즈 경기운영팀 정상호 팀장(47)이다.

둘은 KB스타즈와 오랜 시간을 함께했다. 정 팀장이 2003년부터 KB스타즈에 합류했고, 1년 뒤에 황 팀장이 합류했다. 둘은 팀을 챔피언에 올려놓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하지만 번번이 결실을 맺지 못했다. 여러 번 우승을 목전에 두고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럴 때마다 쓴 소주잔을 기울이며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매 시즌 시작할 때마다 “이제 우리도 우승 한번 할 때가 됐다”는 우스갯소리에는 간절함이 배어 있었다. 정 팀장은 그렇게 16년을 보냈고, 황 팀장은 15년을 곁에서 지켜본 끝에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맛보게 됐다.

특히 황 팀장은 3년 전 KB스타즈 사무국장 자리에서 물러나 KB국민은행이 운영하는 스포츠단 전체를 담당하는 데 집중해왔다. 그렇지만 KB스타즈에서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지 못한 한을 풀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측면 지원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도 누구나 KB스타즈가 통합 우승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지만 황 팀장은 마음을 졸이면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황 팀장은 “너무 고생해준 안덕수 감독과 선수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 오래 동안 마음에 짐 같은 게 있었는데 오늘 모두 날려버린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히며 환하게 웃었다. 그의 눈에는 이슬이 맺혀 있었다.

용인|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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