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부상 아니”라는 류현진, 건강 증명은 아슬아슬한 줄타기

입력 2019-04-09 15: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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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건강을 자신했던 류현진(32·LA 다저스)의 호언장담은 세 번째 경기 만에 암초를 만났다. 올해 다시금 프리에이전트(FA) 계약에 도전하는 가운데, 건강 증명이라는 최우선 과제는 여전히 아슬아슬하다.

류현진은 9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 선발등판, 1.2이닝 2피안타(1홈런) 1볼넷 2실점으로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갔다. 2-0으로 앞선 1회 2사 1루에서 마르셀 오수나에게 좌월 투런포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2회에는 2사까지 깔끔하게 잡았으나 세인트루이스 선발 마일스 마이콜라스에게 초구를 던진 뒤 즉각 벤치에 사인을 보냈다. 몸 상태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였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이종민 통역, 트레이너가 마운드로 황급히 달려왔고 류현진은 결국 자진 강판했다. 다저스는 선발 조기강판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 채 불펜 싸움에서 밀리며 3-4 역전패했다.

류현진의 강판 후 다저스는 왼 사타구니 염좌(left groin strain) 소식을 알렸다. 지난해 5월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다쳤던 부위와 정확히 일치한다. 당시 류현진은 3개월간 재활에 매진한 바 있다. 그는 세인트루이스전 직후 현지 매체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와 인터뷰에서 “지난해는 부상 직후 심각한 느낌을 받았다. 뭔가 끊어지는 느낌이 났다. 올해는 아니었다. 예방 차원의 교체로 큰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을 부상자 명단(IL)에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보도를 살펴보면 지난해 수준의 장기 이탈 가능성은 낮다. 불행 중 다행이다. 문제는 내구성 증명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에 앞서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QO)를 수락했기에 FA 재수생이다. 건강은 필수다. ‘LA타임스’는 개막에 앞서 “류현진은 인저리 프론(Injury Prone·부상이 잦은 선수)”이라는 보도로 우려를 표했다. 본인도 이러한 시각을 알기에 올 시즌 개막에 앞서 김용일 전 LG 트윈스 트레이닝 코치를 개인 트레이너로 고용했다. 아울러 시즌 목표로 “어떻게든 풀타임 소화가 목표다. 그 다음 20승을 노릴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같은 부위에 좋지 않은 징후를 보였다. 스포츠투아이 야구학교 강흠덕 재활센터장은 “큰 부상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전제한 뒤 “근섬유 손상은 옷이 찢어지는 것과 비교하면 된다. 수선을 통해 다시 덧댈 수는 있지만, 천 내부의 섬유까지 복구할 수는 없다. 순간적으로 강하게 투구하면 약간의 힘을 더 주는 것만으로도 부상 재발 위험이 높은 부위”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A팀 트레이닝 코치 역시 “올 시즌은 물론 야구인생 내내 강력한 수준의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은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100번째 등판이었지만 결코 유쾌하지 않은 기억으로 남게 됐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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