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더비’ 분위기 후끈, 유쾌함 속 칼 감추지 않은 포항과 울산

입력 2019-05-02 16: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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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정재용, 김기동 감독, 울산 김도훈 감독, 신진호(왼쪽부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에는 많은 라이벌 매치가 있다.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전설 매치’, 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 전북과 울산 현대의 ‘현대가 더비’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은 뜨거운 매치 업이 있다.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의 ‘동해안 더비’도 엄청난 열기를 자랑한다.

‘하나원큐 K리그1 2019’ 10라운드에서 올 시즌 첫 번째 ‘동해안 더비’가 열린다. 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이뤄질 충돌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역대 160차례 승부에서는 58승50무52패로 포항이 앞서지만 최근 10경기만 보면 6승2무2패의 울산이 흐름을 주도했다.

분위기도 사뭇 다르다. 울산은 승점 20을 쌓아 승점 동률의 전북에 다 득점에서 뒤진 2위, 포항은 울산의 절반인 승점 10으로 8위에 랭크됐다. 그러나 라이벌전은 여러 가지 변수가 많다. 당장의 순위나 분위기가 경기 결과를 보장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날 행사에 나선 두 팀 참석자들은 얼굴에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도 뼈 있는 한마디씩을 던지며 승점 3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규리그 9라운드 수원 삼성과 홈 대결을 앞두고 최순호 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물려받은 포항 김기동 감독은 “첫 경기라 중압감이 대단했는데 우리 선수들이 많이 도와줬다. 눈빛이 달라졌다”면서 “울산 김도훈 감독께서 현역 시절에는 썩 빠르지 않은 분이었는데 팀은 빠른 축구를 하더라”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울산 김도훈 감독도 승리를 양보할 계획이 없다. “한 골 내줘도 두 골을 넣는다는 의지로 우린 싸울 것이다. 선수로 뛸 때는 ‘동해안 더비’를 경험하지 못했지만 울산 부임 후 포항에 패했더니 정말 엄청난 타격이 왔다. 수모가 엄청나다.”

제자들도 한목소리를 냈다. 공교롭게도 두 팀을 대표해 행사에 자리한 선수들이 라이벌 팀 유니폼을 입었던 경험이 있다. 행사장에 들어서며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고 입장하는 깜짝 이벤트를 하기도 했다.

포항 미드필더 정재용은 2016년 여름부터 지난시즌까지 울산 소속으로 뛰었다. 동계전지훈련까지도 울산에서 소화했으나 시즌 개막 직전 포항으로 향했다.

울산의 ‘중원 살림꾼’ 신진호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포항제철고와 영남대를 거치며 포항의 프렌차이즈 스타로 성장한 그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포항에 몸담았다. 2016년 서울로 옮겨 ‘슈퍼매치’를 경험한 데 이어 올해 울산에 안착하며 친정 팀과의 특별한 만남을 앞두게 됐다.

둘은 농담과 함께 진솔한 속내를 주고받았다. 신진호가 “날 성장시켜준 포항을 상대한다. 서울로 이적할 때부터 포항 팬들로부터 많은 욕을 들었다. 그 감정을 잊지 않고 이번 대결에서 마음껏 표출하겠다.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 것이 예의라던데 난 마음껏 포효하겠다”고 하자 정재용은 “울산을 정말 잘 알고 있다. 수시로 동료들에게 (울산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신)진호 형의 세리머니를 보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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