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 가능하다” 주변인이 본 조상우의 꿈의 도전

입력 2019-05-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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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인 그리고 역동적이면서도 유연한 투구 폼이다. 키움 히어로즈 마무리 투수 조상우는 올 시즌 리그 최고구속인 시속 157.2km의 공을 던졌다. 평균구속도 153.3km에 달한다. KBO리그 역대 3번째 그리고 국내 투수로는 최초로 꿈의 속도 160km가 눈앞에 있다. 스포츠동아DB

광속구를 던지는 ‘파이어볼러’에 대한 관심은 오랜 야구 역사 속에서 꾸준하게 이목을 집중시킨 이슈다. 투수가 직구만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장면들은 속 시원한 위력투가 진정 무엇인지를 제대로 설명해준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조던 힉스는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으로부터 메이저리그 최고 파이어볼러 타이틀을 빼앗았다. 최고 시속 169.2㎞를 기록해 인간 한계를 다시 한 번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는 중이다.

힉스처럼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파이어볼러’의 타이틀을 받으려면 기본적으로 100마일, 시속 160㎞ 이상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150㎞만 넘어도 관중들의 감탄사가 나오는 KBO리그와는 매우 큰 차이다.

그러나 올해 KBO리그에는 이 꿈의 ‘160㎞’에 도전하는 투수가 있다. 바로 키움 히어로즈 마무리투수 조상우(25)다.

조상우는 올 시즌 최고구속 157.2㎞를 찍었다. 이 부문의 독보적인 1위다. 평균구속에서도 153.3㎞를 기록해 SK 와이번스 앙헬 산체스(150.9㎞), 강지광(149.9㎞), LG 트윈스 고우석(149.6㎞) 등을 제치고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 올라섰다.

아직 시즌이 중반으로도 넘어가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조상우의 높은 구속은 놀랍기만 하다. 1년의 공백이 있었음에도 오히려 이전보다 더욱 더 강한 공을 던지는 이유에서다.

브랜든 나이트 키움 투수 코치는 조상우의 구속 증가 이유를 변화된 신체 조건에서 찾았다. 나이트 코치는 “지금 조상우의 몸은 그의 투구 메커니즘을 담아내는 데 있어 최상의 조건이다. 체중 감량으로 상체는 이전보다 가벼워졌지만 튼튼한 하체는 그대로다. 이전보다 더 군더더기가 없는 투구 폼으로 공을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구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공의 구속은 결국 하체에서 결정된다. 골반의 움직임이 이전보다 훨씬 더 부드러워졌다. 체중 이동을 완벽하게 하면서 온전하게 힘을 공에다 실으니 지금은 공이 ‘폭발(Explosion)’ 하듯이 나간다”고 말했다.

향후 구속 증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이야기를 했다. 나이트 코치는 “몸 관리를 워낙 철저히 하고, 본인 투구 폼에 대한 이해도가 정말 높다. 날씨가 더 따뜻해지고 ‘큰 경기’에서 집중도가 더욱 더 높아지면 시속 160㎞ 이상을 던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함께 배터리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지영은 “직구 힘이 워낙 좋다보니 다른 변화구를 많이 안 써도 될 정도다”고 말했다. 이어 “구속은 최근 계속 증가하고 있다. 향후 더 빠른 구속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포수 입장에서는 그러면 밸런스가 무너질까 걱정된다. 반드시 그 부분을 항상 챙겼으면 하는 욕심이다”고 덧붙였다.

KBO리그 구장에 투구추적 시스템(PTS)이 도입된 2011년 이후 160㎞이상을 던진 투수는 단 2명 뿐이다. 모두 외국인이다. 레다메스 리즈는 2012년 162㎞를 기록했다. 역대 가장 빠른 공이다. 한화 이글스 파비오 카스티요는 2016년 160.4㎞의 공을 던졌다. 국내 투수 중에서는 SK 엄정욱으로 추정된다. 2003년 158㎞를 전광판에 찍었다. 그러나 PTS가 아닌 스피드건이 측정한 속도다. 스피드건은 위치에 따라 3㎞이상 오차가 나올 수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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