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형 감독(왼쪽)-이영하. 스포츠동아DB](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19/06/02/95811076.1.jpg)
두산 김태형 감독(왼쪽)-이영하. 스포츠동아DB
이영하(22·두산 베어스)에게 1일은 악몽이었다. 수원 KT 위즈전에 선발등판했으나 4이닝 15안타(2홈런) 4볼넷 13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100개. 2회까지 8점을 내주며 일찌감치 무너졌지만 김태형 두산 감독은 4회까지 그를 마운드에 뒀다. 두산은 결국 3-13으로 패했다. 1경기 13실점은 올 시즌 KBO리그 최다 2위 불명예였다.
최근의 호조를 잇지 못해 더욱 아쉬웠다. 이영하는 이날 게임 전까지 올 시즌 10경기에서 6승무패, 평균자책점 2.27(전체 6위·토종 1위)로 호투했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무너지며 시즌 첫 패를 떠안은 동시에 평균자책점도 3.88로 훌쩍 뛰었다.
김 감독은 2일 “선발투수가 매 이닝 전력으로 투구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1회만큼은 전력으로 던져야 한다. 특히 (이)영하는 칼 같은 제구보다는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유형의 투수다”며 “처음 팔을 풀 때 캐치볼하듯 던지던데, 경기가 시작하고도 그런 모습이 보였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가볍게 던지는 것과 살살 던지는 것은 다르다. 본인은 전자를 기대했겠지만, 살살 던진다고 무조건 정확히 제구되는 건 아니다”고 단호히 밝혔다.
투수 파트 코칭스태프를 통해 몇 차례 주지시켰지만 같은 모습이 반복됐고, 사령탑으로서는 실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영하는 1회와 2회 각 4실점한 뒤 3회부터 다시 전력투구를 펼쳤다. 경기 흐름이 갈렸다고 해서 대충 던지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기에 김 감독도 강도 높게 질책하지 않았다. 그는 “2회까지 대량실점을 했는데도 끝까지 던지려는 모습이 보였다. 많은 걸 느꼈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완급조절과 전력투구 사이에서 다소 갈피를 잡지 못하던 모습. 하지만 사령탑의 말처럼 이제 막 풀타임 선발 2년차의 젊은 선수다. 이영하가 1일 경기에서 배운 점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중요할 전망이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