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급조절과 전력투구 사이’ 김태형이 이영하에게 바라는 것

입력 2019-06-02 17: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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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왼쪽)-이영하. 스포츠동아DB

“아직 젊잖아요. 더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한 과정 아닐까요.”

이영하(22·두산 베어스)에게 1일은 악몽이었다. 수원 KT 위즈전에 선발등판했으나 4이닝 15안타(2홈런) 4볼넷 13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100개. 2회까지 8점을 내주며 일찌감치 무너졌지만 김태형 두산 감독은 4회까지 그를 마운드에 뒀다. 두산은 결국 3-13으로 패했다. 1경기 13실점은 올 시즌 KBO리그 최다 2위 불명예였다.

최근의 호조를 잇지 못해 더욱 아쉬웠다. 이영하는 이날 게임 전까지 올 시즌 10경기에서 6승무패, 평균자책점 2.27(전체 6위·토종 1위)로 호투했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무너지며 시즌 첫 패를 떠안은 동시에 평균자책점도 3.88로 훌쩍 뛰었다.

김 감독은 2일 “선발투수가 매 이닝 전력으로 투구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1회만큼은 전력으로 던져야 한다. 특히 (이)영하는 칼 같은 제구보다는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유형의 투수다”며 “처음 팔을 풀 때 캐치볼하듯 던지던데, 경기가 시작하고도 그런 모습이 보였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가볍게 던지는 것과 살살 던지는 것은 다르다. 본인은 전자를 기대했겠지만, 살살 던진다고 무조건 정확히 제구되는 건 아니다”고 단호히 밝혔다.

투수 파트 코칭스태프를 통해 몇 차례 주지시켰지만 같은 모습이 반복됐고, 사령탑으로서는 실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영하는 1회와 2회 각 4실점한 뒤 3회부터 다시 전력투구를 펼쳤다. 경기 흐름이 갈렸다고 해서 대충 던지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기에 김 감독도 강도 높게 질책하지 않았다. 그는 “2회까지 대량실점을 했는데도 끝까지 던지려는 모습이 보였다. 많은 걸 느꼈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완급조절과 전력투구 사이에서 다소 갈피를 잡지 못하던 모습. 하지만 사령탑의 말처럼 이제 막 풀타임 선발 2년차의 젊은 선수다. 이영하가 1일 경기에서 배운 점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중요할 전망이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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