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치킨집 무려 1879곳…‘극한직업’ 현실판?

입력 2019-06-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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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집을 소재로 해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의 한 장면. 영화에서 ‘왕갈비통닭’의 성지로 등장하는 수원은 실제로 무려 2000개에 가까운 점포가 영업을 해 전국에서 가장 치킨집이 많은 지역으로 밝혀졌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치킨 프랜차이즈의 비밀…이 맛은 전국구 치킨인가, 지역구 통닭인가?

창업 1순위 ·폐업 2순위…변화 극심
BBQ 4년 연속 전국 가맹점수 최다
대구 ‘호식이’ 울산선 ‘처갓집’ 강자
매장당 매출액은 ‘교촌치킨’이 최고


국내 자영업의 대표적인 업종 중 하나로 꼽히는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가장 가맹점이 많은 업체는 BBQ로 밝혀졌다.

KB금융이 3일 발표한 ‘자영업 시리즈’의 첫 번째인 ‘치킨집 현황과 시장여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BBQ는 가맹점이 2018년 현재 전국 1659개로 4년 연속 1위를 유지했다. 이어 BHC(1456개), 페리카나(1176개), 네네치킨(1157개), 교촌치킨(1037) 순이었다. 매장의 단위면적당 매출액을 비교하면 교촌치킨이 3500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티바두마리치킨, BBQ, 굽네치킨, 60계 순으로 매출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 409개인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지역별 가맹점 수를 보면 이른바 ‘전국구 브랜드’라 할 수 있는 BBQ나 BHC, 페리카나가 다수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몇몇 지역에서는 이들 외에 지역 치킨 상권을 주도하는 ‘로컬 브랜드’가 따로 존재했다. 대구의 경우 호식이두마리치킨이 매장 수 1위를 기록했다. 울산과 경남에서는 처갓집양념치킨이 가장 매장이 많았고, 부산은 전국 가맹점 수 15위에 머문 썬더치킨이 109개의 매장으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땅땅치킨(대구 매장 2위), 지코바(울산 공동1위·대전 2위) 등 지역에 특화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도 눈길을 끌었다.

2019년 현재 전국적으로 8만7000여개의 치킨집이 영업을 하고 있는데 경기도가 1만9253개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서울(1만4509개), 경남(5904개) 순이었다. 특히 시군구별 분포에서는 영화 ‘극한직업’에서 갈비통닭의 성지로 등장하는 수원이 가장 많은 1879개의 치킨집이 영업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 2015년부터 치킨집 창업 < 폐업

한편 치킨집의 영업 상황은 해마다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치킨집 창업 보다 폐업이 더 늘어나는 추세다. 창업이 4년간 평균 6800개인 반면 폐업은 8600개에 달했다. 지역별로 창업 순위를 보면 수원(784개), 청주(737개), 부천(698개), 화성(676개)였다. 폐업 순위는 부천(988개), 수원(898개), 대전서구(873개), 청주(864개) 순이었다.

전국에서 가장 치킨집이 많은 수원은 창업 순위 1위, 폐업 순위 2위로 가맹점의 변화가 가장 심했다.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지만 평균 매출액은 줄어드는 등 전체적인 영업여건은 악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치킨집의 영업여건은 당분간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영업비용은 2011년 6200만 원에서 지난해 1억1700만 원으로 89%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00만 원에서 1400만 원으로 32%나 감소했다.

KB금융 관계자는 “닭고기 소비량이 늘고 전체 매출 규모가 증가하는 등 치킨 시장의 수요 여건은 비교적 양호하지만, 경쟁 심화와 영업이익 하락 등 악화된 영업 여건의 개선은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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