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ERA TOP3 내줬던 토종 에이스들, 올해는 TOP5도 위태

입력 2019-06-0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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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광현-KIA 양현종-두산 유희관(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외인천하?’

외국인 투수들의 위용이 점차 강력해지고 있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상위 세 명은 모두 외국인 선수의 몫이었다. 리그 최초의 ‘사건’으로 토종 선수들의 자존심에 생채기가 날만했다. 지난해 TOP 3를 외인에게 내줬던 토종 선수들은 올해 TOP 5까지도 위협받고 있다. ‘검증된 구관’과 ‘잘 뽑은 신관’의 위력이 지배하는 2019 KBO리그다.

지난해 KBO리그 평균자책점 1위는 조쉬 린드블럼(두산 베어스·2.88)이었다. 그 뒤를 타일러 윌슨(LG 트윈스·3.07)~헨리 소사(당시 LG·3.52)가 이었다. 전체 4위이자 토종 1위는 이용찬(두산 베어스·3.63)이었다. 이용찬은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간신히 정규이닝(144이닝)을 채우며 막차 탑승에 성공했다. 만일 이용찬이 0.1이닝이라도 부족해 144이닝을 채우지 못했다면 토종 1위는 양현종(KIA 타이거즈·4.15) 차지였다. 3점대 평균자책점 토종 투수의 실종 위기를 간신히 넘긴 것이었다. 하지만 평균자책점 상위 세 명이 모두 외국인 투수라는 리그 최초 불명예를 피하지 못했다.

올해는 외인이 더욱 득세하는 형국이다. 평균자책점 상위 세 명을 넘어 TOP 5가 모두 외국인 투수다. 3일까지 이 부문 1위는 윌슨(1.62)이다. 이어 앙헬 산체스(SK 와이번스·1.90)~린드블럼(두산·1.91)이 포진하고 있다. 모두 KBO리그 경험이 있는 재계약 외인이다. 4~5위는 새 얼굴이다. 드류 루친스키(NC 다이노스·2.13), 케이시 켈리(LG·2.21)는 KBO리그 첫해에도 리그 정상급 성적을 뽐내고 있다.

토종 선수의 이름을 찾으려면 6위까지 내려가야 한다. 김광현(SK·2.67)이 국내 선수들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상위 10위에 국내 선수가 4명인데, 8위 유희관(두산·2.91), 9위 박종훈(SK·3.11), 10위 박진우(NC·3.50)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평균자책점 상위 10위에 든다는 것은 어느 팀에서든 에이스 역할이 가능한 투수라는 의미다. 이 훈장을 가져가는 국내 투수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결국 믿을 건 ‘좌완 트로이카’ 김광현과 양현종(KIA 타이거즈), 유희관이다. 양현종은 5월 이후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10으로 같은 기간 1위다. 2위 루친스키(1.76)와 0.5 이상 차이 날 만큼 최근 퍼포먼스는 위력적이다. 김광현은 최근 5경기 평균자책점 1.41, 유희관은 3경기 평균자책점 0.41로 압도적이다. 수도권 팀 한 투수코치는 “평균자책점 10걸에 드는 투수를 만드는 데 적어도 5년은 걸린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는 단 한 시즌의 투자로도 가능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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