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영의 어쩌다] 흥행보증 박보영도 소생불가 ‘어비스’, 어디서부터 잘못됐나

입력 2019-06-05 1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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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보증 박보영도 소생불가 ‘어비스’, 어디서부터 잘못됐나

‘영혼 소생’은커녕 드라마 소생도 어렵다. tvN 월화드라마 ‘어비스: 영혼 소생 구슬’(극본 문수연 연출 유제원, 이하 ‘어비스’)에 관한 이야기다.

‘어비스’는 ‘영혼 소생 구슬’ 어비스를 통해 생전과 180도 다른 ‘반전 비주얼’로 부활한 두 남녀가 자신을 죽인 살인자를 쫓는 판타지 드라마다. ‘시청률 보증 수표’ 박보영과 ‘오 나의 귀신님’(이하 ‘오나귀’)을 연출한 유제원 PD가 다시 만나 상반기 기대작으로 꼽힌 작품이다. 그러나 10회까지 방영된 지금, ‘어비스’는 최악이라는 평가다. 기대를 짓밟았다는 소리까지 들릴 지경. 이를 증명하듯 시청률도 곤두박질친다.

첫 회 시청률 3.858%를 시작한 ‘어비스’는 10회분에서 2.251%를 기록했다. 이는 자체 최저시청률이다. 특히 지난 7회부터는 꾸준히 2%대에 머무르며 기대작이라는 평가가 무색한 성적을 보여준다. (닐슨 코리아, 전국기준)

시청률뿐만 아니라 현실감 없는 설정도 보는 이들을 민망하게 한다. 첫 회 특별 출연한 김사랑이 보여준 ‘비주얼 여검사’ 캐릭터는 제작진이 검사라는 직업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실력보다 외모로 평가받는 여검사의 비애’를 그리고 싶었지만, 정작 과도한 설정이 김사랑 연기력 논란까지 키운 모양새다. 제작진의 오판이 낳은 ‘참사’가 아닐 수 없다.

한결 같은 연기력을 보여주는 박보영도 이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연기력 논란에서 한참 벗어난 박보영이지만, 매번 달라진 캐릭터에도 비슷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연기톤은 보는 사람을 갸우뚱하게 한다. 물론 그의 눈물 연기나 특유의 맛깔나는 대사 처리 방식은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지만 그게 끝이다. 캐릭터도 작품 속 직업도 다른데 연기톤은 비슷함을 지울 수 없다. 때문에 이는 박보영이 ‘어비스’ 이후 풀어야 할 숙제다.


‘어비스’는 사건 해결을 위한 과정부터 로맨스까지 담아가며 후반부를 향해 달려간다.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은 가상하지만 빤히 보일 스토리가 이미 이탈한 시청자들을 잡아끌지 미지수다. 그렇다고 배우들의 연기가 이제와서 풍성할 리 없다. ‘어비스’는 결국 기대만 잔뜩 넣고 바람 빠진 풍선처럼 허무하게 끝날 느낌을 준다.

한 방송관계자는 동아닷컴에 “‘어비스’가 실패한 원인에는 허술한 대본이 한몫한다”며 “탄탄한 스토리가 바탕이 되어야 하지만, ‘어비스’에서는 빈틈이 차고 넘친다. 맞지 않는 퍼즐을 억지로 맞추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연기하는 배우들도 제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어색하기만 하다. 만드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불편한 작품”이라고 지적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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