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이닝 8실점 조기강판’ 소사, 불안한 동행 시작된 SK

입력 2019-06-09 20: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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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소사.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SK 와이번스와 헨리 소사(34)가 힘겹게 동행의 첫 발을 내딛었다. 부상이 아닌 부진을 이유로 시즌 도중 외국인 투수 교체를 단행한 SK 염경엽 감독의 기대는 일단 첫 단계에선 무참히 무너졌다.

호된 KBO리그 복귀전이었다. 소사는 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만에 조기 강판됐다. 3홈런을 포함해 7안타 2삼진 3볼넷으로 8실점하면서 투구수가 85개까지 늘어난 까닭이다. 교체 배경으로 작용했던 능숙한 경기 운영 능력과 뛰어난 이닝 소화력 모두 보여주지 못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3㎞을 찍었지만,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팀도 최종 스코어 0-9로 고개를 숙이면서 소사는 1패, 평균자책점 18.00으로 ‘SK 맨’으로서 첫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대만 프로야구에서의 기세를 고스란히 가져오지 못했다. 소사는 SK와 계약서를 작성하기 직전까지 푸방 가디언스 소속으로 뛰며 12경기(86.2이닝) 8승2패 평균자책점 1.56으로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 있었다. 해당 기간 85삼진을 솎아내면서도 10볼넷만을 기록하는 등 효율적인 투구 내용도 단연 돋보였다. 자책점은 15점(17실점)에 불과했고, 홈런도 5개만 허용했을 만큼 빼어났다. 7시즌동안 KBO리그에 몸담으며 통산 평균자책점 4.32에 68승을 거둔 소사의 에이스 본능이었다.

안방으로 쓰게 된 인천과의 악연을 끊지 못했다. KBO리그에서 뛰며 소사는 인천에서 유독 고전했다. 2018시즌 LG 트윈스 소속으로 뛰기까지 통산 10경기 평균자책점 5.22로 5패만을 떠안았다. 완투패를 당하는 등 불운도 겹쳤다. SK는 2019시즌을 앞두고 반발계수가 하향 조정된 공인구에 기대를 걸었지만, 예상은 터무니없이 빗나갔다.

삼성전 1회부터 2볼넷과 2안타를 묶어 2점을 헌납하며 시작한 소사는 2~4회, 3이닝 연속 2점 홈런을 맞으면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결정구로 던진 포크볼, 직구, 슬라이더가 모조리 공략을 당했다.

단독 선두를 달리는 SK는 통합 우승을 노린다. 기존 3선발 브록 다익손이 12경기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하며 3승2패로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었지만, 소사로 교체를 단행한 이유다. 다익손의 구속이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오르지 않았고, 경기당 이닝도 5.1이닝에 머무른 탓에 이닝 이터이자 파이어볼러인 소사가 가세해 선발 로테이션에 확실한 무게감을 실어주길 원했다. 염경엽 감독도 “가장 중요한 것은 올 시즌이다. 당장 올 시즌만 놓고 보면 소사를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결정을 내린 SK로선 소사에 거는 기대가 크다. 소사는 다음 등판에서 SK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할 수 있을까.

인천|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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