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3연속 보기로 2주 연속 우승 대기록 놓치다

입력 2019-06-10 15:4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998년 박세리가 걸었던 길을 따라가려던 이정은6(23·대방건설)이 13번 홀의 불운을 끝내 떨쳐내지 못했다. 렉시 톰슨(미국)과 끝까지 우승을 다퉜으나 18번 홀에서 이글과 버디로 결과가 엇갈리며 한 타차 준우승을 차지했다.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로웨이 시뷰 호텔앤골프클럽(파71·6190야드)에서 열린 2019 숍라이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클래식(총상금 175만 달러·약 20억7400만원) 최종 3라운드에서 단독선두로 출발한 이정은은 5개의 버디와 4개의 보기로 1타를 줄였다. 3라운드 최종합계 11언더파 202타를 기록, 12언더파의 렉시 톰슨에게 우승을 넘겨줬다. 우승상금은 3억1100만 원, 준우승상금은 1억9100만 원이다.

LPGA 투어 역사상 US여자오픈에 이어 벌어진 대회에서 연속 우승했던 사례는 단 4차례. 1998년 박세리는 US여자오픈과 제이미 파 클래식에서 연속 우승해 역대 3번째 주인공이 됐다. 이정은은 2라운드까지 단독선두를 달렸고 최종 3라운드에서도 12번 홀까지 12언더파로 2위 톰슨에 2타차로 앞서 5번째 대기록이 눈앞까지 왔지만 행운이 거들어주지 않았다.

불운의 시작은 409야드 파4 13번 홀이었다. 92야드를 남겨놓고 로브웨지로 친 공이 딱딱한 그린에서 러프로 굴러 떨어졌다. 공은 그린 끝에서 멈추는 듯 했지만 행운이 외면했다. 이미 7,10,12번 홀에서 기막힌 위기관리 능력으로 파 세이브를 잘해왔던 이정은은 범프앤드런으로 홀 1.2m 거리에 공을 붙였다. 하지만 파 퍼트가 홀을 벗어났다. 이날 2번째 보기로 11언더파. 아직 톰슨과는 한 타차로 앞섰지만 문제는 이정은의 마음이었다. 짧은 퍼트를 놓친 뒤 흔들렸다. 파4 14번 홀에서 우드로 친 티샷이 왼쪽으로 감기며 깊은 러프에 들어갔다. 결국 3온 2퍼트로 또 보기. 애써서 벌어놓은 타수를 다 까먹으며 10언더파가 된 이정은에게 불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85야드 파3 15번 홀에서 유틸리티로 친 티샷이 그린을 벗어났다. 러프에서의 어프로치 샷은 딱딱한 그린을 타고 많이 굴렀다. 2온 2퍼트로 또 보기를 기록. 졸지에 3연속 보기로 톰슨에 1타 뒤진 9언더파 2위로 추락했다.

이정은은 16번 홀 버디로 반격하며 다시 10언더파를 만들었다. 톰슨과 다시 공동선두. 하지만 507야드 파5 18번 홀이 두 사람의 운명을 갈랐다. 톰슨은 우드로 친 티샷이 왼쪽 러프로 갔지만 투온에 성공한 뒤 6m 거리의 이글퍼트를 성공시켰다. 연장전에 가야하는 이정은도 투온에는 성공했지만 이글퍼트가 살짝 빗나갔고 버디로 마무리했다. 이 순간 톰슨의 우승은 확정됐다. 톰슨은 7시즌 연속 LPGA투어에서 우승을 하는 등 통산 11승째를 기록했다.

이정은은 “마지막 3홀에서 2개의 버디를 한 것에 만족한다. 중간에 3연속 보기가 나왔던 것은 아쉽지만 바람이 많이 불고 좋지 않은 날씨에 언더파로 마무리했고 힘든 컨디션에서도 잘 버텼다”며 “지난주 US오픈에 이어 이번 주도 준우승을 해서 자신감을 얻었다. 지금 샷과 퍼트 감각이 좋아 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