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의 ‘아이언 맨’ 된 정은원, 그 짐을 누가 덜어줄까

입력 2019-06-11 09: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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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2루수 정은원(19)은 마치 ‘아이언 맨’처럼 올 시즌 공수에 걸쳐 고군분투하고 있다. 팀 사정상 전 경기에 선발로 나서면서도 견고한 수비와 매서운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프로 2년 차의 어린 선수임에도 어느덧 대체불가의 핵심자원이 됐다.

관건은 꾸준함이다. 지금까지는 잘 버텨왔지만, 앞으로 시작될 무더위를 이겨내고 시즌 끝까지 페이스를 잃지 않으려면 본인 스스로의 노력과 더불어 동료들의 지원이 절실하다. 안타깝게도 팀 사정은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 있다.

정은원은 10일까지 올 시즌 팀이 치른 64경기 모두에 선발출전했다. 주로 테이블세터를 맡아 타율 0.290에 4홈런, 33타점, 45득점을 올렸다. 수비 실책은 6개뿐인데, 수비이닝을 고려하면 더욱 놀랍다. 559.1이닝을 소화했다. 1·3루의 코너 내야수나 외야수가 아님에도 리그 전체에서 1위다. 팀의 수비이닝(565.1이닝)과 비교해도 엄청난 가동률이다.

정은원의 실력과 잠재력이 뛰어나서이겠지만, 한화의 열악한 내야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개막전 유격수였던 하주석이 5경기 만에 왼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전열을 이탈하면서 도미노처럼 정은원의 어깨에 더 많은 짐이 얹혀졌다. 2루 백업도 가능한 오선진이 주전 유격수로 고정됐고, 시범경기 때부터 오른쪽 어깨에 탈이 난 또 다른 백업 내야수 강경학의 합류는 차일피일 미뤄졌다.

설상가상으로 오선진은 햄스트링 통증 때문에 9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 대신 강경학이 재활일정을 단축해 서둘러 복귀했다. 오선진의 회복속도에 달려있겠지만, 앞으로도 당분간은 정은원에게 휴식 기회가 주어지기는 어려운 형편이 됐다. 체력부담을 의식해 지난겨울부터 “많이 먹고 웨이트트레이닝을 거르지 않고 있다”는 정은원이지만, 이처럼 주변여건은 여의치 않다.

단정할 순 없겠지만, 좀처럼 줄지 않는 수비부담이 정은원의 타격에도 서서히 그림자를 드리우는 조짐이 엿보인다. 월간 타율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3~4월 0.314→5월 0.279→6월 0.242’로 하향세가 뚜렷하다. 스스로 이겨내든, 동료들의 도움을 받든 반등의 모멘텀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정은원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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