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공장’의 환상 시너지…로맥 “최정보다 많은 홈런 치고 싶다”

입력 2019-06-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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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로맥. 스포츠동아DB

“최정은 내가 홈런 선두를 지키는데 단 하루의 시간도 주지 않는다.”

팀 동료 최정(32)과 치열한 홈런왕 경쟁을 펼치는 SK 와이번스 제이미 로맥(34)의 기분 좋은 투정이다.

그래서 부지런히 홈런포를 가동하고 있다. 로맥은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서 시즌 15호 홈런을 폭발해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바짝 추격해오는 최정(14홈런)을 다시 2위로 밀어냈다. 둘은 마치 기분좋은 신경전을 벌이듯 올 시즌 세 차례나 같은 날 홈런을 터트렸다. 더욱이 하루 차이로 홈런을 쏘아 올리는 상황도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은근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로맥도 “내가 홈런을 치면 최정도 꼭 친다”며 웃는다. 3번 타자 최정, 4번 타자 로맥이 이루는 ‘환상의 시너지’다.

일단 로맥이 다시 한걸음 앞서 나갔다. 11일 KT전서 3점 홈런을 포함해 6타수 3안타 6타점 2득점으로 진정한 해결사의 면모를 과시했다. 단숨에 6점을 뽑은 5회 빅이닝의 출발점도 로맥이었다. 선두타자 고종욱을 시작으로 한동민, 최정까지 3연속 안타가 터져 무사만루 득점 기회를 맞았는데, 로맥이 우중간 2루타를 터트리며 2타점을 쓸어 담았다. 이후 10-1로 크게 앞선 9회 1사 1·2루 상황에서 구원 투수 김대유의 4구째 직구를 받아쳐 그려낸 비거리 130m짜리 홈런 아치는 홈런 공장의 자존심을 드높이기에 충분했다.

로맥이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팀 타선도 대폭발했다. 이날 21안타를 몰아치며 올 시즌 팀 자체 한 경기 최다 안타 기록을 새로 썼다. 13-1 완승을 거두면서 KT 상대 시즌 전적 8승1패로 완벽한 우위도 이어갔다. 종아리 부상을 털고 복귀전을 치른 선발 투수 문승원은 5이닝 6삼진 3안타 2볼넷 1실점 호투와 함께 충분한 득점 지원을 받아 시즌 4승째를 챙겼다. 최정과 함께하는 홈런왕 레이스가 로맥에겐 큰 기쁨이다. 그는 “지난 시즌에도 최정과 홈런 경쟁을 펼쳤다. 올해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며 “나와 팀, 팬에게도 모두 좋은 일”이라고 반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반발계수가 하향 조정된 공인구에 대해서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바뀐 공인구에 쫓기기 보다는 적응을 해야 한다”는 로맥은 “홈런이 나오지 않아도 ‘내가 못하는 게 아니라 공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나는 잘하고 있다’며 최면을 건다”고 털어놨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정타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그래야 홈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KBO리그 정상급 외인인 로맥은 한국에서 꾸준히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고 믿는다. 그는 “2018시즌이 내 모든 프로 생활을 통틀어 커리어 하이였다”며 “이곳에서 코칭스태프에게 많은 자료를 얻고, 보완하면서 계속해 실력이 향상되고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몇 개의 홈런을 칠지 모르겠지만, 시즌이 끝났을 때 여러 지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 경기에서 팀이 이기고, 다시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두는 일”이라고 힘 줘 말했다.

수원|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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