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욕심 버린 ‘홈런 공장장’ 최정의 진심

입력 2019-06-12 13: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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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정. 스포츠동아DB

“지금은 안타를 많이 쳐서 타율을 올리고 싶은 생각밖에 없습니다.”

SK 와이번스 ‘홈런 공장장’ 최정(32)은 홈런이 아닌 안타 생산에 온 신경을 쏟고 있다.

팀 동료 제이미 로맥과의 홈런왕 경쟁에도 부담 없이 임하고 있다. 11일까지 홈런 1위 로맥(15홈런)을 한 개 차이로 추격 중인 최정은 오히려 “홈런은 신경 쓰지 않는다. 이왕이면 로맥이 홈런왕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성격도 좋고, 워낙 성실하다. 원래 파워가 뛰어난 타자이기 때문에 나보다 홈런을 많이 쳐야 한다”고 로맥을 치켜세운 그는 “로맥과는 홈런에 대해 단 한 번도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다. 선의의 경쟁도 되고, 배울 점이 많다”며 웃었다.

올 시즌엔 콘택트 능력을 보완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18시즌 115경기에 나서 타율 0.244를 기록했는데, 35홈런을 겸했음에도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최정은 “홈런왕(2016·2017시즌)을 하면서 스윙이 많이 커졌다. 올해 캠프 때부터 짧게 스윙하는 연습을 해왔는데, 잘되어가고 있다”고 털어놨다.

시즌 초반 부침을 겪었지만, 6월 들어선 타격감이 한껏 살아났다. 타율도 단숨에 0.281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그간 공을 맞추려고 따라가는 스윙을 하다보니 계속 타이밍이 늦고, 정타가 맞지 않아 보완을 했다. 내 스윙을 한다는 생각으로 임하니 결과가 좋더라”고 만족스러워했다. 덕분에 6월에 치른 9경기서는 4홈런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성공적인 변화를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은 건강이다. 특히 리그서 압도적으로 많은 통산 240개의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하고 있어 예민해질 법도 하지만, 최정은 “그래도 운이 좋다”며 털어낸다. 그는 “나도 이유를 모르겠다. 그냥 가볍게 아프고 끝나면 상관이 없다. 다만 큰 부상이 생길까봐 걱정”이라면서도 “그간 데드볼을 맞으면서 큰 부상이 나온 적은 없어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SK의 간판타자이자 정신적 지주인 그는 ‘나’보다 ‘우리’가 우선이다. 경기 전 타격 훈련 때는 장난스레 소리를 지르며 분위기를 띄우곤 하는데, 이를 듣는 염경엽 감독도 “정이가 많이 활발해진 것 같다”며 반긴다. “이제 나도 선배 대열에 속한다. 안 될 때 자책하고, 인상을 쓰면 팀 분위기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최정은 “함께 내야를 맡는 (나)주환이 형, (김)성현이, 로맥이 늘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줘 함께하는 것 뿐”이라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수원|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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