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민규 “조장풍 버스기사? 알아보는 팬, 감사하죠”

입력 2019-06-13 11: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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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김민규.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짧은 경력에도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걸 느껴요.”

연기자 김민규(31)는 이제 드라마 연기를 시작한지 2년째에 접어들었다. 2017년 KBS 2TV ‘드라마스페셜-우리가 계절이라면’을 시작으로 장르를 넘나들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를 두고 스스로는 “행운”이라 말한다. 하지만 비중에 상관없이 맡은 역할마다 개성을 입히는 그의 노력 또한 성장세에 한몫했을 터다.

김민규는 특히 지난달 28일 종영한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조장풍)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세심한 고민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 과정으로 “드라마에 대한 넓은 시야”도 얻었다는 그다.

‘조장풍’에서 버스기사 김선우 역을 맡은 김민규를 지난달 30일 서울시 서대문구 스포츠동아 사옥에서 만났다. 그는 “드라마의 포문을 여는 역할이어서 부담스러웠다”며 드라마를 시작할 때의 마음을 돌아봤다. 극 중 조장풍(김동욱)을 변화시키는 결정적인 인물로, 각종 권력층의 폭력과 ‘갑질’에 시달리는 소시민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해야 했던 탓이다.

“사회면 뉴스를 그대로 옮겨 담은듯 드라마가 현실을 반영하고 있어서 부담을 느꼈다. 현실을 기반으로 한 판타지를 코믹하게 풀어내는 우리 드라마가 어떻게 보일지 걱정이 됐다.”

극 중 김선우를 연기하며 김민규 또한 각종 아르바이트를 했던 과거 직접 경험하고 느낀 “누구에게도 말 못 할 설움”을 작품에 담아냈다고 고백했다.

“조장풍 역의 김동욱 형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장면에서는 김동욱 형이 ‘선우가 너무 불쌍하게 비춰지는 것 같다’고 의견을 내 즉석에서 대사가 수정된 장면도 있었다. 모든 배우가 늘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매 장면에 최대한 집중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물론 분량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다. 김민규는 “이제 좀 몸이 풀리려 하는데 드라마가 끝났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럼에도 “그렇다고 해서 선우가 많이 나왔다면 극에 오히려 방해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사연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조장풍’을 통해 “각 캐릭터의 절대적 분량”에 대한 이해가 커졌다고 한다. 스스로도 “매 순간 이렇게 배워가는 것 같다”고 했다.

“2년 전 서울에 올라와 드라마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러면서 선후배 연기자들의 좋은 점을 흡수하려는 습관을 계속 길렀다. 그러면서 많이 배웠다. 연기는 정말 하면 할수록 어렵게 느껴진다. 앞서 출연한 ‘계룡선녀전’의 역할과 ‘조장풍’을 섞어서 보는 시청자의 반응도 있었다. 걱정도 했지만 이런 어려움을 오히려 추진제로 여기기로 했다.”

2017년 데뷔 후 매년 두 작품 이상을 해내며 김민규는 드라마에 대한 매력을 제대로 깨닫고 있다. 한결 바빠졌을 것 같은데 “전혀 안 바쁘다”고 한다. 쉴 때면 “집 근처에 있는 광진구 건대 캠퍼스나 서울대공원을 천천히 걷는다”는 그는 “몸이 처지면 마음이 지친다고 생각해 들인 습관”이라고 했다.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쉬지 않고 일을 했다. 그 때문에 지치지 않는 몸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자주 걷고, 건대 학교식당도 이용하며 젊은 친구들의 활기찬 기운을 받으려고 한다.(웃음) 그러다 건대 학교식당 직원인 팬도 만났다. 어느 날 한 직원 분이 다가와 ‘조장풍 속 버스기사 아니에요?’라고 물으며 사인을 받아갔다. 정말 감사했다. ‘조장풍’ 덕분에 이렇게 알아보는 분도 생겼구나 싶더라. 하하하!”

김민규에게 남은 소망이 있다면 바로 “대학로 연극”이다. 독립영화로 연기를 시작해 언젠가는 스크린에도 나서고 싶다고 한다. ‘도전’에 있어서만큼은 그 누구보다 적극적인 그였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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