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대표 개입 사건 무마 의혹도
또 터졌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국내 3대 연예기획사 중 한 곳인 YG엔터테인먼트가 소속 연예인들의 잇따른 사건·사고로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그동안 적지 않은 사건·사고에 휘말리며 구설에 오르기도 했지만 올해는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 초 빅뱅 전 멤버 승리가 사내이사로 있던 ‘버닝썬 사태’를 시작으로 국세청의 대대적인 세무조사, 최근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의 성 접대 의혹까지 불거져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그 논란과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아이돌 그룹 아이콘의 리더인 비아이(김한빈·23)의 과거 마약 의혹이 제기됐고, 이 과정에서 양현석이 개입해 사건을 무마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걷잡을 수 없이 파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빅뱅의 지드래곤과 탑의 대마초 흡연 사실에 이어 최근 래퍼 겸 작곡가 쿠시가 코카인 구매·투약 혐의로 징역 5년을 구형 받았다. 여기에 비아이의 의혹까지 더해지자 다른 기획사와 달리 소속 가수들의 마약 연루 의혹이 끊이질 않으면서 YG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대중들도 이제는 실망을 넘어 “그럴 줄 알았다”라는 비난과 조롱을 일삼아 그동안 YG의 약자가 ‘약국’이라는 오명에 쐐기를 박는 분위기다.
그동안 논란이 불거지면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YG가 소속 가수들의 연이은 사건사고로 타격을 받자 전속계약 해지 등으로 빠르게 대처하고 있지만, “비도덕적이고 무책임하다” “진정성이 없다”라는 비난은 면키 어렵게 됐다.
심지어 잇단 마약 의혹 논란으로 얼룩진 YG 소속 연예인들의 연예활동을 정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연예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연예계 활동을 정지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YG엔터테인먼트에는 수많은 아이돌 가수들과 배우들, 예능인들이 소속돼 있다”며 “한 기획사에서 마약 의혹이 이렇게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기획사 내부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이어 “모든 방송 매체에서의 연예 활동을 정지시키고 철저히 소속사 내부 조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