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오른손, 증거보전 신청→정당방위 주장 전략인가

입력 2019-06-14 13: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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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오른손, 증거보전 신청→정당방위 주장 전략인가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향후 재판에서 적극적인 방어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고유정 오른손 상처가 그 배경.

법조계에 따르면 고유정 변호인은 지난 10일 제주지방법원에 증거보전을 신청했고, 13일 오후 심문기일이 예정됐다.

고유정 측은 범행 과정에서 다친 오른손을 우발적 범행의 증거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정은 지난 1일 긴급체포됐을 당시부터 오른손에 흰붕대를 감고 있었다.

이를 경찰은 범행 과정에서 다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정은 경찰에 체포된 후 줄곧 전 남편 A(36) 씨가 자신을 성폭행하려해 방어하려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해왔다. 이에 따라 향후 재판에서도 정당방위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찰은 이런 고유정의 주장은 허위진술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달 10일부터 수면제 일종인 ‘졸피뎀’ 등 범행 수법을 검색했고 범행 사흘전인 5월 22일에는 흉기 한점과 표백제 등의 청소도구를 구입하는 등 대부분의 증거가 계획범행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또한, 피해자 혈흔에서 ‘졸피뎀’이 검출돼 건장한 체격의 전 남편에게 수면제를 먹여 몽롱한 상태일 때 흉기로 찔렀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고유정 오른손 외에 정신 문제를 둘러싼 의견도 나올 수 있을 전망이다. 고유정의 범행은 산전수전 다겪은 경찰들조차 혀를 내두를정도로 잔혹하고 치밀했다. ‘제정신으로 할 수 있는 범행일까’ 하는 의문이 뒤따른다.

고유정 사건 수사 상황을 외부에서 지켜본 일부 전문가들은 고유정에게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경장애증) 또는 경계성 성격장애를 의심하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수사과정에서 고유정을 직접 만나본 프로파일러들은 사이코패스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일부 성격장애가 관찰되긴 했지만 이 역시 전문의의 진단이 필요하다는 게 프로파일러의 의견이다.

정신병력은 경우에 따라 심신미약으로 형량 감경 사유가 될 수도 있어 고유정 측이 향후 이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경찰이나 검찰이 고유정의 정신감정에 소극적인 이유기도 하다.

물론 정신질환이 반드시 감경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사이코패스로 불려온 강호순 등의 흉악범들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 역시 1심에서 30년을 선고받았다. 김성수는 정신감정을 의뢰해 심신미약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경우다.

검찰은 고유정 측의 전략을 예측, 분석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이미 보강수사 등의 계획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검찰은 경찰이 가정사 문제로 결론내린 범행동기와 범행수법 등을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달말까지 수사를 마무리한 뒤 고유정을 기소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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