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불명예 퇴진’ 그 후①] 불통의 양현석…“상명하달 의사결정 확고했다”

입력 2019-06-1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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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 동아닷컴DB

SM·JYP와 달리 모든 결정에 권한행사 ‘1인천하’
소속가수들 마약 은폐·탈세 혐의…예고된 파국


소속 가수들의 갖은 논란으로 YG엔터테인먼트가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 양현석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빅뱅, 투애니원, 블랙핑크 등 케이팝 스타들을 배출해왔지만 그 이면에서 일부 가수의 마약 의혹과 성추문 등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는 양현석 ‘1인 중심’의 폐쇄적 회사 운영 방식이 ‘사면초가’의 상황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양현석이 1998년 설립한 YG엔터테인먼트는 2011년 코스닥 상장을 기점으로 사세를 키웠다. 2015년 자회사 YG플러스를 통해 드라마 제작, 화장품 및 외식업, 모델에이전트, 골프 매니지먼트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도 나섰다. 2016년 시가 총액 8000억 원대로 1조 원대 진입까지 바라봤지만 현재는 반 토막 수준인 5300억 원대로 추락했다.

연예계 안팎에서는 YG의 총체적 난국이 원활한 소통의 ‘단절’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양현석에게 집중된 운영 시스템, 수직적 행보와 대중 불통이 맞물린 결과라는 것이다. YG 출신 한 방송 관계자는 “쌍방향 소통으로 최선책을 찾기보다 상명하달의 의사결정 구조가 확고하다”며 “그런 분위기가 한때 ‘YG패밀리’라는 인식을 만들었지만 그만큼 폐쇄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는 2006년 데뷔한 그룹 빅뱅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고착화했다. 외부 투자를 통해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의사결정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소속 가수들의 잇단 논란과 의혹에 대처하는 방식도 비슷했다. 문제를 제기하는 팬이나 대중을 탓하기까지 했다. 2014년 투애니원의 박봄이 마약 성분 약품을 밀반입해 적발됐을 때 양현석은 “박봄이 과거 정신과 상담 치료를 받았다”고 해명했을 뿐이다. 이런 일방적인 행보가 최근까지 이어지면서 대중의 신뢰를 잃고 말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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