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부산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방탄소년단의 팬미팅이 열린 가운데 일부 팬들이 인근 도로변에서 행사장을 엿보고 있다. 사진제공|부산경찰청
그룹 방탄소년단이 불법 입장권 및 암표 근절을 위해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팬들의 잇단 항의 등 예상치 못한 후폭풍에 맞닥뜨렸다.
방탄소년단은 15일과 16일 부산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총 5만여 팬들과 함께 팬미팅 ‘제5회 머스터 매직 샵’을 열었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4월 초부터 사전공지를 통해 티켓 추첨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매크로(특정 명령을 반복 입력하는 컴퓨터 자동프로그램)를 통한 다량 티켓 구매와 고액의 프리미엄을 얹어 되파는 암표를 근절하기 위해 참가 희망자를 추첨한 후 당첨자에게만 입장권을 판매했다. 행사 현장에서 구매자와 실제 입장객의 신분을 대조하는 등 불법 입장권 및 암표를 근절하기 위해 운용한 첫 시도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소란이 일었다. 초등학생 자녀 대신 구매한 부모들이 주민등록등본으로 이를 입증하려 했지만, 주최 측은 예매자와 실제 입장객이 다르다며 입장시키지 않았다. 또 학생증 사본을 준비해간 일부 예매자들도 실물 학생증이 아니라는 이유로 입장할 수 없었다. 타인 명의로 예매한 외국인 미성년자 상당수도 공연을 보지 못했다.
이에 100여 명의 팬들이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현장 스태프는 “원칙”만을 내세웠다. 결국 양측이 고성을 주고받으며 몸싸움을 벌였다. 또 일부 팬들은 경호요원이 성희롱 발언을 했다며 주최 측의 사과를 요구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측은 16일 “양도 받은 티켓이나 본인 확인이 불가한 티켓에 대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입장이 불가함을 이미 예매 시작 전부터 수차례 알렸다. 앞으로 개선 방안을 적극 고민해 시스템을 안착시키겠다”고 밝혔다. 경호요원 성희롱 발언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