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판독&딜레이드 더블스틸이 거든 한화의 연패 탈출

입력 2019-06-2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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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가 길고 긴 연패의 터널에서 벗어났다. 20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9회말 집념의 추격전 끝에 거짓말 같은 10-7 재역전승을 거뒀다. 불펜의 난조로 역전을 허용해 3-7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9회말 이성열의 끝내기 만루포를 앞세워 일거에 7득점해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반등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단 9회말뿐이 아니다. 연패 탈출을 위한 필사의 몸부림이 주효했다. ‘성동격서’ 격으로 상대의 허를 찌른 작전도 주효했고, 비디오판독 끝에 상대의 홈런이 파울로 뒤바뀌는 행운 아닌 행운도 뒤따랐다. 한화가 7연패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돋보였던 2가지 장면을 재구성해본다.


● 비디오판독 끝에 파울된 민병헌의 홈런성 타구

0-0으로 맞선 3회초 롯데 공격. 한화 선발 장민재는 2사 후 신본기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롯데의 첫 출루. 다음 타자는 이틀 전 홈런을 포함한 6타점의 원맨쇼를 펼친 민병헌. 볼카운트 1B-1S서 민병헌은 장민재의 직구(시속 135㎞)를 힘껏 잡아당겨 좌측 폴 방면으로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순식간에 롯데의 2-0 리드.

한화가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3분간의 초조한 기다림 끝에 판정은 파울로 정정됐다. 육안으로는 확인이 어려웠던 타구였다. 한숨을 돌린 장민재는 침착히 민병헌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종료시켰다. 6월 들어 먼저 실점한 6경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한화였다. 가슴 철렁했던 순간은 무사히 지나갔다.


● 기습적인 딜레이드 더블스틸…최재훈의 선취득점

한화는 4회말 2사 1·3루서 기습작전으로 선취점을 올렸다. 노시환 타석 볼카운트 1B-1S서 1루주자 장진혁이 도루를 시도했다. 롯데 포수 안중열은 지체 없이 2루로 송구. 그러나 2루에 다다른 장진혁은 갑자기 발걸음을 늦췄다. 그 사이 3루주자 최재훈은 홈으로 파고들어 득점. 런다운을 자초한 장진혁은 태그아웃을 피하지 못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이른바 딜레이드 더블스틸이다. 주자 1·3루서 1루주자가 도루를 시도해 일부러 협살에 걸리는 틈을 타 3루주자는 홈을 노리는 플레이다. 적시타를 기대하기 어려운 노시환 타석에서 한용덕 한화 감독이 꺼내든 일종의 ‘사석작전’이자 고육지책이었다. 이틀 전(18일) 0-4로 뒤진 4회초 무사만루서 롯데에 스퀴즈번트로 실점한 앙갚음에도 성공했다.

대전|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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