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잠실 코멘트] ‘사이렌’과 출격하는 고우석 “내 시간이 왔구나 싶어요”

입력 2019-06-27 23: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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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LG 고우석이 8회초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봉)중근 선배도 이런 기분이 들었을까요?”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고우석(21)이 ‘사이렌’과 함께 출격해 팀 승리를 수호했다.

고우석은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홈경기 8회 구원 등판해 1.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의 6-4 승리를 완성했다. 팀이 연패에 빠지면서 6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지만, 재빨리 자신의 리듬을 찾았다. 최고 구속 154㎞를 찍은 직구와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고르게 섞어 3삼진을 솎아냈다. 덕분에 팀은 4연패에서 벗어났고, 고우석에게는 시즌 14번째 세이브가 돌아갔다.

경기 후 고우석은 “오랜만에 경기에 나가서 감각적으로 흐트러졌을까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막상 마운드에 오르니 워낙 타이트한 상황이라 집중이 잘됐다”며 “승리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고,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앞서 형들이 분위기가 넘어가는 상황에서 잘 막아주고, 집중력을 높여 점수를 뽑았다. 나는 형들이 차려놓은 밥상을 맛있게 먹었을 뿐”이라고 웃었다.

특히 이날 고우석의 등판에 맞춰서는 처음으로 ‘사이렌’ 등장곡이 장내에 울려 퍼졌다. 과거 LG 클로저를 맡았던 KBS 봉중근 해설위원에게서 물려받아 의미가 더욱 크다. 더욱이 고우석은 2018년 9월 잠실구장에서 열린 봉 위원의 은퇴식 행사 때 대성통곡을 해 각별한 인연으로 거듭나기도 했다. 고우석은 “라커룸, 덕 아웃을 오가며 형들도 ‘빨리 사이렌을 듣고 싶다. 점수를 내주겠다’고들 했다”며 “사실 사이렌 소리보다 팬들의 응원소리가 더 컸다. 그래서 더 기분이 좋다”고 미소 지었다.

고우석은 “마운드에 올라가면서 ‘중근 선배도 사이렌 소리를 들으며 이런 기분을 느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굉장히 긴장되면서도 짜릿한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마무리 투수에 적응을 할 무렵 사이렌 등장곡을 물려받았다”며 “압박감이 느껴지지만, 뭔가 ‘내 순간이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이 유력하다. 고우석은 “팬들의 응원이 엄청나다. 그 화력에 힘입어 1위로 올스타전에 나가고 싶다”며 “힘 빼고 대충하는 것을 잘 못 한다. 만약 올스타전에 나가게 된다면 그때도 마운드에 올라 전력투구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미소 지었다.

잠실|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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