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예멘인 500여명이 내전을 피해 제주도에 무비자 입국을 하며 이들의 수용 문제를 놓고 사회적으로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목숨을 걸고 제주도행을 택한 500여 명 중 우리 정부로부터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언론인 출신 2명뿐이다. 1994년 이후, 우리나라의 누적 난민 인정률은 3.9%로 세계 190개국의 난민 평균인정률인 30%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수치이다. 이에 대해 배우 정우성은 “81명의 공무원들이 2만 1348명의 난민신청자를 심사해야 한다”라며 우리 정부의 난민 심사의 제도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예멘 난민 수용을 놓고 거친 발언들이 나오던 당시, ‘이슬람 테러리스트이다’, ‘취업을 위해 위장했다’ 등 난민 문제를 왜곡한 가짜 뉴스들이 SNS를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됐다. 이로 인해 ‘난민 반대’ 청와대 청원은 70만 명을 돌파했고 시민단체들의 찬반집회가 곳곳에서 일어나는 등 사회적 갈등은 더욱 심화됐다. 이런 가운데, 사안을 객관적으로 봐야 할 언론들도 난민 문제를 이념적으로 접근하는데 그쳤으며, 일부 기사에서는 사실과 다르거나 사안을 왜곡하는 등 난민들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조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20일, 중앙일보 1면에 실린 <제주 '예멘 난민' 길에 나앉기 시작했다>라는 기사에서는 “제주도에서 예멘인 노숙 신고가 늘고 있다”라는 내용과 함께 야외에 앉아 있는 예멘인들의 사진이 게재됐다. 하지만 이는 예멘인들이 제주 출입국·외국인청에서 주최한 취업상담회에 참가한 모습으로 기사 본문과는 상관없는 사진이었다. 이에 대해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는 언론들이 흔히 보이는 ‘모럴해저드’ 현상이라며 “엄청난 수의 난민이 우리의 거리를 장악했다는 인상을 주는 무책임한 기사”라고 비판했다.
국내 언론의 ‘난민 보도’를 살펴본 후, 배우 정우성은 “난민에 대해서 이해하려는 노력은 사라지고 각자의 진영논리만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난민 보호는 국가적인 책임이고 의무이다. 하지만 반대 입장의 정서적인 차이도 중요하게 보살펴야 한다. 그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선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신중한 의견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번 주 50회 특집으로 진행되는 ‘저널리즘 토크쇼J에서는 ‘난민 문제’를 다루는 국내 언론 보도에 대해 짚어보고, 올바른 보도형태는 무엇일지에 대해 논의한다.
‘저널리즘 토크쇼J50회에는 저널리즘 전문가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 팟캐스트 진행자 최욱, 안톤 숄츠 독일 프리랜서 기자, 영화평론가 강유정 강남대 교수 그리고 영화배우 정우성이 출연한다.
또한 이번 50회 특집에서는 ‘저널리즘 토크쇼J의 제작진이 당초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정우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숨겨진 제작비화가 공개될 예정이라 더욱 눈길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과연 정우성은 ‘저널리즘 토크쇼J 진행자 제안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이번 주 일요일 밤 10시 40분, KBS 1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