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샌즈. 스포츠동아DB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타자 제리 샌즈(32)는 2018시즌 도중에 영웅 군단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다. 키움은 기존 외국인타자 마이클 초이스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과감하게 대체 옵션을 꺼내들었다.
계약금 1만 달러와 연봉 9만 달러, 총액 10만 달러(약 1억1700만 원)에 팀에 합류한 샌즈는 적응에 큰 무리 없이 지난해 곧바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25경기에서 타율 0.314, 12홈런, 37타점으로 제 할 일을 충분히 했다.
가성비 ‘끝판왕’이라는 별명이 일찌감치 생길만 하다. 샌즈는 “평소 메이저리거 마이클 트라웃을 닮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계좌도 닮았으면 좋겠는데, 그렇지는 않아 아쉽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곤 했는데, 그의 바람대로 올해는 대폭 인상된 금액에 다시 사인을 했다.
물론 여전히 금액은 많지 않다. 지난해에 비해 껑충 뛰었을 뿐이다. 샌즈는 2019시즌을 앞두고 총액 5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2019시즌을 함께 출발한 10개 구단 외국인선수들 중 가장 적은 금액이었다. 그러나 ‘가성비’ 효율은 올해 더 극대화된 모습이다.
샌즈는 6일까지 85경기에서 타율 0.315, 16홈런, 78타점을 기록해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기록은 역시 타점이다. 전반기가 마감하기도 전에 벌써 70타점을 넘어서 시즌 100타점 고지를 쉽게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 역시 3.96으로 팀 내 1위, 중심타자로 꾸준하게 출전하면서 화끈한 화력까지 과시하니 공격 면에서는 따라올 경쟁자가 마땅히 없다.
수비 기여 역시 상당하다. 샌즈는 주로 우익수 포지션을 맡고 있지만, 팀 사정에 따라 최근에는 1루수로도 자주 기용됐다. 외국인타자가 두 가지 이상의 수비 옵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팀에는 상당한 도움인데, 1루 수비력 자체도 나쁘지가 않다. 공수에서 최고효율을 보이고 있는 샌즈의 질주가 과연 시즌 끝까지 계속 이어질지 큰 관심이 모아진다.
고척|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