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당수를 받아라’ KT 위즈 박경수가 창시한 당수 세리머니에는 고마움과 미안함이 담겨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보기보다 많은 의미를 담은 세리머니예요.”
KT 위즈는 6월 23일 수원 NC 다이노스전부터 7월 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까지 10경기에서 9승1무, 파죽의 9연승을 내달렸다. 창단 최다 연승 기록은 5에서 9로, 무려 네 계단이나 훌쩍 상승했다. 그 사이 순위도 가파르게 올랐다. 이제 5강의 그림자가 손에 잡힐 위치다.
연승 기간 도중 KT에는 독특한 세리머니가 유행처럼 번졌다. 안타나 홈런을 치거나 호수비를 한 선수들은 손날치기를 한다. 과거 한 예능프로그램에 나왔던 ‘넥 슬라이스’ 동작과도 비슷하다.
창시자는 ‘전 캡틴’이자 ‘부캡틴’ 박경수(35)다. 그는 이를 ‘당수 세리머니’로 지칭한 뒤 의도를 설명했다. “보기보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우선 감사함이다. ‘내가 이 안타를 기록한 건 모두 팬분들과 동료들 덕분’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기를 전달하는 뜻도 있다. ‘내 안타의 기운을 뒷 타자에게 전달한다’고 보면 된다.”
박경수는 6월 한 달간 25경기에서 타율 0.14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타점은 9개뿐이었다. 팀에 대한 책임감과 미안함에 2군행을 결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미리 알아챈 이강철 감독이 “쓸데없는 생각 말고 야구에 집중해라. 조금 더 이기적으로 너만 생각해라”고 조언했다. 이때부터 박경수의 반등이 시작됐다. 박경수는 최근 5경기 타율 0.500, 5타점, 5득점으로 펄펄 날고 있다. 연승의 중심에서 ‘캡틴’ 유한준과 함께 팀을 이끌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