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모라이스 감독. 스포츠동아DB
최근 전북 현대 팬들 사이에서 한 장의 사진이 화제가 됐다. 10일 ‘하나원큐 K리그1 2019’ 대구FC와 원정경기 종료 후 전북 조세 모라이스 감독(54)이 경기를 마치고 나온 이동국(40)의 볼에 입맞춤을 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이었고, 온라인상에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전북이 대구에 4-1로 대승을 거두기도 했지만 모라이스 감독이 이러한 장면을 연출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모라이스 감독은 “이동국은 사실 발목이 좋지 않다. 지금도 발목이 많이 부었다. 하지만 김신욱(상하이 선화)의 이적으로 팀에 스트라이커가 부족한 상황이라 매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고마움의 표시로 볼에 뽀뽀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40대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 다른 선수들에게 모범이 된다. 공격 포인트도 올리고,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경기도 있었다. 감독 입장에서는 너무 고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뽀뽀’ 자제를 선언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유럽에서는 동성끼리도 반가움의 표시 등으로 상대의 볼에 가볍게 입맞춤을 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그런 문화가 없다는 걸 잘 몰랐다. 문화적인 차이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오해의 시선에 선을 그었다. 그런 뒤 모라이스 감독은 “앞으로는 그라운드에서 너무 잘하는 선수가 나와도 절대로 뽀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손으로 ‘X’자를 표시하며 웃었다.
일종의 해프닝이었지만 모라이스 감독이 이동국을 얼마나 신뢰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 사진이었다. 이동국은 최근 발목이 좋지 않지만 연일 경기에 출전해 전북의 K리그1 선두 행진에 버팀목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동국은 올 시즌 K리그1 16경기에서 6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김신욱이 이적한 이후 펼쳐진 최근 2경기에서는 연속 공격 포인트(1골·1도움)를 올렸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