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는 8월 8일 방역직무 종사자 힐링승마 효과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책임자인 권정이 재활승마학회장이 인사하고 있다.
심리상태 긍정 변화…스트레스·우울감 감소 확인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가 8일 방역직무 종사자 대상 힐링승마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마사회는 말(馬)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지난해부터 고위험 직무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는 사회공익 직군에 대해 힐링승마를 무상 지원하고 있다. 말을 이용한 사회적 가치 실현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으며, 국민 안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소방공무원, 방역직무 종사자, 교정직 등이 지원대상이다.
이번 연구결과 대상인 방역업무 종사자들은 다른 공공기관 대비 이직률이 5배에 이를 정도로 업무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구제역, 조류독감 등 대규모 전염병 발생으로 인한 가축 살처분을 담당하기 때문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등이 우려된다.
한국마사회는 방역본부와 MOU를 맺고, 올해 3월부터 2개월간 51명의 방역 업무 종사자들에게 EAL(Equine-Assisted Learning, 말 매개 학습) 프로그램을 활용한 힐링승마 강습을 16회 무상 지원하고, 설문조사와 인터뷰 등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힐링승마 효과성 연구는 렛츠런재단의 지원과 한국재활승마학회 주관으로 이뤄졌다. 고위험 스트레스 직무의 특성과 직결된 정신건강 증진에 초점을 두고 ‘스트레스 수준’, ‘우울 수준’, ‘삶의 질’ 등의 변화를 중점적으로 연구했으며,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했다.
프로그램 시행 전 중등도 이상의 스트레스 수준인 참여자가 전체의 68.9%인 31명이었는데, 프로그램 종료 후 23명으로 17.8%p가 줄었다. 특히 스트레스 상황에 처했을 때 주로 회피전략을 취해왔던 것과 달리 사회적 지지 추구, 문제 해결 등 긍정적인 대처 방식으로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극적인 효과가 나타난 분야는 우울수준이다. 참여자 중 약 17.8%인 8명이 경도 혹은 중등도의 우울증을 가지고 있었지만, 힐링승마 프로그램 후 이 중 1명의 참여자를 제외하고 모두 정상범위로 완화됐다. 또한 ‘삶의 질’ 부분을 살펴본 결과 ‘활력’, ‘정신건강’, ‘감정적 역할 제한’, ‘사회적 기능’, ‘일반건강’, ‘신체적 역할 제한’ 등 6가지 하위 영역에서 응답자들의 평가 점수가 최대 46%까지 상승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확인했다.
힐링승마에 참여한 예산군청 함승주 수의사는 “과거 경험 때문에 큰 동물인 말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으나 말의 목을 만지는 순간 따뜻함을 느끼며 동물에 대한 심리적 태도가 전환되는 계기가 됐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마사회는 지난해에도 힐링승마를 지원받은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동일한 연구를 진행해 우울증상 감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 완화 등을 확인한 바 있다. 연구 책임자 권정이 재활승마학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힐링승마의 심리 상태 개선 효과를 재확인한 것으로, 더 다양한 직무 스트레스와 정서적 어려움에 대한 치유 프로그램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은 “힐링승마 참가자들의 반응이 뜨거워 사회 곳곳의 추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효과성 입증을 토대로 더 다양한 사회공익 직군을 대상으로 힐링승마 지원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