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정(왼쪽)과 그의 남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허미정(30·대방건설)은 12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스코틀랜드 오픈 정상을 밟은 뒤 “너무나 오랜만에 우승을 하게 됐다. 5년 만이다. 정말 기쁘면서도 얼떨떨하다. 특히 남편이 같이 와 있어서 기쁨이 두 배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오늘 날씨가 나빴지만 좋은 모습으로 경기를 끝낼 수 있게 돼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허미정은 지난해 1월 부산에서 남편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당시 결혼식 직후 신혼여행을 미룬 채 곧바로 태국 전지훈련을 떠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후 남편과 함께 투어 생활을 이어간 허미정은 이번 대회에서 결혼 후 처음으로 평생의 동반자에게 우승 트로피를 선물하게 됐다.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뒤 남편과 감격의 포옹을 나눈 허미정은 “사실 오늘은 최종라운드 챔피언조에서 플레이를 했다는 자체만으로 기분이 좋았다. 최대한 경기를 즐기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라운드 도중 스코어보드도 보지 않으려고 했다”고 경기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올해 초 시아버님께서 우승을 하면 집을 사주시겠다고 하셨다. 그 말씀 덕분에 우승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고 숨은 이야기를 밝혔다.
허미정은 끝으로 “오늘을 계기로 내 자신감이 조금 더 올라가길 바란다.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도 더 좋은 모습으로 플레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