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민 진시우 별세, 마지막 편지 “허망함뿐”…미술계 충격

입력 2019-08-19 14: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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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진시우 별세, 마지막 편지 “허망함뿐”…미술계 충격

미술 작가 그룹 ‘옥인콜렉티브’로 활동한 이정민(48)‧진시우(44) 부부가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9일 미술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이정민‧진시우 작가가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미술계는 큰 충격에 빠져 있다. 미술계 안팎에선 평소 생활고를 겪어왔던 두 사람이 극닥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두 사람이 활동한 ‘옥인콜렉티브’는 지난 2009년 서울 종로구 옥인아파트 철거를 계기로 모인 이정민, 진시우 부부와 김화용 작가가 결성한 그룹으로 도시 개발 등에서 직면하는 사회 문제를 공동체와 개인들의 관계를 중심으로 관찰해 영상·퍼포먼스 등 작품으로 발언해왔다.
지난해 1월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작가상 최종 후보에 오를 정도로 역량을 인정받았지만, 내부적인 문제 등으로 활동이 중단됐다.

두 작가는 숨지기 전 지인들에게 감사의 뜻을 담은 내용의 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심신이 많이 지쳐 있지만 마지막으로 인사를 드리기 위해 힘을 낸다”면서 “2018년도 12월부터 불거진 옥인 내부 문제를 전해 들은 분들에게 의도치 않은 고통을 나눠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옥인의 전체 운영을 맡아온 저희(이정민‧진시우) 방식이 큰 죄가 된다면 이렇게나마 책임을 지고자 한다”라며 “더 이상 책임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은 저의 잘못이고 온 힘을 다해 작업을 해왔던 진심을 소명하기에 지금은 허망함뿐”이라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바보 같겠지만 ‘작가는 작업을 만드는 사람’, ‘예술이 전부인 것처럼 사는 삶’이라고 생각했다”라며 “10년 가까이 옥인 활동으로 함께했던 모든 예술 관계자 여러분들께서 주신 아낌없는 지원과 응원에 늦은 감사의 말씀을 남긴다”고 덧붙였다.

한편 두 작가의 빈소는 따로 마련되지 않았으며 발인은 20일 낮 12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치러진다. 장지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추모공원에 마련된다.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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