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박흥식 감독대행-삼성 김한수 감독-한화 한용덕 감독-롯데 공필성 감독대행(왼쪽부터). 사진|스포츠코리아·롯데 자이언츠·스포츠동아DB
본의 아니게 다른 팀의 ‘발목을 잡는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표현이다. 가을야구 혹은 그 상위의 순위 싸움이 치열한 팀들이 하위권 팀들에게 일격을 당하면서 커다란 변수가 발생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시즌에서는 리그 최하위 팀이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올해는 그 등장과 팀의 숫자가 일반적인 시즌과는 확연히 다르다. 조금 더 일찍, 그리고 더 많은 팀이 고춧가루 부대로 편성됐다.
2019시즌 KBO리그는 초반부터 성적 양극화가 뚜렷했다. 일찌감치 굳혀진 상위 4개 팀은 가을야구를 위해 순항 중이다. 5위 자리를 놓고 NC 다이노스와 KT 위즈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나머지 4개 팀의 가을야구는 현 시점에서 사실 상 모두 어려워졌다.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가 올해는 모두 고춧가루를 뿌릴 수 있는 자리에 위치했다. 상위 팀들의 입장에서는 시즌 초중반만 해도 승수 쌓기 대상이었던 팀들이 순식간에 도깨비 팀으로 탈바꿈하게 된 셈이다.
5위 싸움만큼이나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팀들은 바로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다. 두 팀은 2위 자리를 놓고, 전반기 막판부터 현재까지 한 치의 양보가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매운 맛을 느끼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자리다. 두산과 키움, NC와 KT로서는 하위권 팀들과의 경쟁에서 얼마나 승패 마진 손해를 보지 않느냐가 남은 경기의 최대 관건이다.
고춧가루 부대 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감자는 역시 KIA다. KIA는 올 시즌 단독 선두인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유일하게 우세(7승1무6패)를 기록하고 있는 팀이다. 반면 2·3위권인 두산(3승9패)과 키움(4승7패)에게는 모두 열세를 보였다. 상위권 싸움의 ‘열쇠’를 쥐고 있는 KIA가 누구에게 시즌 막바지 매운 맛을 보일지, 남은 시즌의 큰 볼거리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